췌장암 생존율 12.6%.. 나는 고위험군? [김용의 헬스앤]

췌장암의 위험요인은 흡연, 당뇨, 만성 췌장염, 가족력, 나이 등이다. 위험도가 높은 사람은 금연과 함께 각별한 주의를 해야 췌장암으로부터 내 몸을 지킬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췌장암은 ‘독한’ 암의 대명사다. 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 치료가 어려운 대표적인 암이다. 흔히 암 환자의 완치를 나타내는 5년 상대생존율 보자. 최근 5년간 진단받은 전체 암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생존율)은 70.3%이다. 10명 중 7명은 5년 이상 생존한다. 유방암(93.3%) 위암(77.0%) 대장암(74.3%)의 생존율은 평균치를 웃돈다. 하지만 췌장암의 생존율은 12.6%에 불과하다. 10명 중 1.2명 정도가 힘겹게 생존하는 셈이다(2020년 12월 발표 국가암등록통계).

문제는 췌장암은 세월이 흘러도 다른 암에 비해 생존율이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위암의 생존율은 58.0% → 77.0%, 간암 20.5% → 37.0%, 폐암 16.6% → 32.4%으로 크게 올랐다. 하지만 췌장암은 8.4% → 12.6%에 그쳤다. 그나마 생존율 10%를 돌파한 것을 위안으로 삼을 만하다.

췌장은 약 15cm의 가늘고 긴 장기로 몸속 깊은 곳(위의 뒤)에 위치해 있고 암 발생 초기에는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매우 어렵다. 위암, 대장암이 줄고 생존율이 오른 것은 무료 내시경 등 국가암검진사업의 영향이 크다. 하지만 췌장암은 혈액검사 등 뚜렷한 조기 검진법이 아직 없다.

국내 의과학자들은 췌장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혈액검사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췌장암이 생기면 암세포에서 생성하는 CA19-9라는 물질(당지질)이 혈액검사에서 검출될 수 있다. 하지만 CA19-9가 계속 검출된다면 암은 이미 초기 단계를 넘은 것이어서 현재는 췌장암 조기 검진용으로 권장되지 않는다. CA19-9 검사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혈액에서 췌장암 징후를 가려낼 수 있는 다중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 패널을 발굴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자신이 췌장암 고위험군인데도 조기 발견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지금도 유전성, 당뇨나 만성 췌장염 환자 등 췌장암 발생 위험도가 높은 사람들은 초음파내시경검사(EUS)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평소 내 몸에 관심을 기울여야 독한 암도 일찍 발견해 치료할 수 있다.

최근 당뇨병 환자가 급속히 늘고 있는 가운데 당뇨와 췌장암의 연관성이 주목받고 있다. 당뇨병이 있으면 췌장암 위험이 높아진다. 5년 이상 당뇨를 앓고 있는 환자들은 췌장암 발생률이 증가한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국립암센터 자료). 반대로 췌장암이 생기면 당뇨병이 생길 수 있다. 췌장암 진단 2년 전에 흔히 당뇨가 발생한다. 이 환자가 수술을 통해 암을 제거하면 3개월 이내에 당뇨가 호전되기도 한다.

당뇨를 오래 앓고 있는 사람과 유전성 없이 갑자기 당뇨진단을 받은 사람은 췌장암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는 ‘당뇨 대란’ 시대를 맞고 있다.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14.4%)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 4명 중 1명(25.3%)은 공복혈당장애에 해당한다. 870만 명이 당뇨병 고위험 상태에 있다(2018년 대한당뇨병학회 자료).

췌장암의 가장 흔한 증상인 복통과 체중 감소, 황달, 소화장애 등이 나타나면 치료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초기에 췌장암을 발견해야 완치의 길이 열린다. 췌장암의 10% 정도는 가족력이 작용한다. 부모나 형제, 자매 등 직계가족 중 50세 이전에 췌장암에 걸린 사람이 한 명 이상 있다면 유전성을 의식해야 한다. 발병 연령과 상관없이 두 명 이상의 췌장암 환자가 있다면 바짝 긴장해서 철저한 검진을 해야 한다.

흡연은 췌장암 발생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담배를 오랫동안 피워온 사람은 폐암 뿐 아니라 췌장암도 의식하는 게 좋다. 만성 췌장염도 췌장암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를 해야 한다. 우리나라 국민들처럼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나라도 드문 것 같다. 1년여 동안 고통스럽게 지켜온 마스크 쓰기, 거리두기 덕분에 방역전쟁에서 비교적 선전하고 있다. 최악이 암으로 꼽히는 췌장암도 마찬가지이다. 예방 수칙의 첫 번째는 위험요인에 관심을 기울이고 지킬 것은 꼭 지켜야 한다.

흡연을 하면 췌장암의 상대 위험도가 최대 5배 증가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중요한 췌장암 위험인자가 담배다.  췌장암의 3분의 1가량이 흡연 때문에 생긴다. 담배를 끊어도 10년 이상 지나야 췌장암에 걸릴 위험이 평생 담배를 피우지 않던 사람만큼 낮아진다. 흡연으로 인한 췌장암은 신약비용 등 막대한 치료비가 든다. 사랑하는 가족이 살고 있는 집까지 파는 경우가 있다. 가족을 생각해서라도 지금 당장 담배를 끊어야 한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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