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그리(hangry)’? 배고파서 화난다고?

[사진=lofilolo/gettyimagebank]
급격한 공복감이 인간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최근에야 시작됐다.

각 대학의 연구 윤리 위원회가 꺼리는 주제였기 때문이다. 심리학 연구라는 미명 하에 아마도 실험대상이 될 학부생을 굶기는 행위를 비윤리적이라고 여겼던 것.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가 최근 연구 성과를 정리했다.

우선 배가 고프면, 즉 저혈당 상태에 이르면 일종의 공격성이 나타난다는 것은 많은 연구에서 입증됐다. 배고파서(hungry) 화가 나는(angry) 상태라는 뜻의 신조어 ‘행그리(hangry)’가 영 근거 없는 말은 아닌 셈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에 따르면 행그리는 일반적인 ‘화’와는 좀 다르다. 주체하기 힘든 울분이나 부당한 상황에서 느끼는 분노라기보다는 절박감과 조바심을 느끼는 상태에 가깝다. 예컨대 식당이나 화장실에서 긴 줄을 기다릴 때 느끼는 심정과 비슷하다.

사람은 한두 끼니 정도를 거른 배고픔때문에 이기적이거나 무례하게 돌변하지 않는다는 실험 결과도 여럿이다.

예컨대 지난 10월 독일과 영국 연구진이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발표한 결론도 그중 하나다.

연구진은 실험 대상 학생 100여 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을 14시간 동안 굶겼다. 그 후 참가자들에게 일종의 ‘협력 게임’을 시켰다. 타인과 협력하여 공동 투자 결정을 내리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게임인데, 단계별로 참가자들의 이기심을 측정하도록 고안한 게임이었다.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배고픈 자와 배부른 자 사이에 관대함과 이기심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식당에서도 비슷한 실험을 했다. 밥을 먹고 나오는 사람과, 밥을 아직 먹기 전인 사람으로 나눠 낯선 사람과 마주치게 했다. 낯선 이는 실험 대상에게 “돈이나 먹을 걸 좀 주시겠어요? 배가 고파요”라며 구걸을 했다. 식사 여부에 따른 적선 금액의 차이는 거의 없었다.

연구진은 “적어도 부유한 서구 사회에서 사회적 관대함은 꽤 깊숙이 자리한 미덕이기에 단기적인 배고픔 정도는 충분히 극복한다”면서 “인간은 예상외로 친 사회적”이라고 평가했다.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교에서 미케일 방 피터슨 교수(정치학)는 “배가 고프면 예민해진다는 건 과학적 근거가 있는 상식”이라며 “그런 심리 상태에서도 반사회적 행동을 하지 않는 이유는 탐구할만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용재 기자 youngchaeyi@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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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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