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도 홀리는 전자 담배, 그 치명적 매력

[사진=deineka/shutterstock]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전자 담배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최신 액상형 전자 담배가 미국 청소년의 ‘유행템’이 되면서 청소년 전자 담배 흡연률이 전염병 수준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미국만큼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전자 담배 시장도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기획재정부가 펴낸 2018년 상반기 담배 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2017년) 상반기 0.1%에 불과했던 전자 담배 판매량 점유율은 1년 새 9.3%까지 늘어났다.

현재 전자 담배를 사용하고 있는 국내 청소년의 비율은 성인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2018년 청소년 건강 행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청소년 중 2.7%(남학생 4.1%, 여학생 1.1%)가 현재 전자 담배를 피우고 있다고 답했다. 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 중 9.2%는 궐련형 전자 담배를 피워본 적이 있다고 했다. 현재 성인 전자 담배 사용률은 2.7%(남성 4.4%, 여성 0.9%) 수준이다.

전자 담배는 과연 만병의 원인인 일반 담배만큼 위험할까? FDA의 대대적인 전자 담배 규제 방침에 부쳐 ‘뉴욕타임스’가 전자 담배의 안전성에 관한 이모저모를 소개했다.

1. 전자 담배와 일반 담배의 차이점은?

전자 담배와 일반 담배의 가장 큰 차이점은 말 그대로 전자 기기 사용 여부다. 사람들이 ‘전자 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전자 담배 기기가 일반 담배 필터보다 화학 물질을 더 잘 걸러줄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어떻게 피우느냐’보다 더 중요한 기준은 ‘무엇을 피우느냐’다. 일반 담배는 가공한 담뱃잎에 직접 불을 붙여 필터로 걸러진 화학 물질을 흡입한다. ‘아이코스’, ‘글로’, ‘릴’ 등 궐련형 전자 담배는 고체 화합물을 전용 기기로 태워 흡입하는 방식이다. 즉, 궐련형 전자 담배는 태우는 방식만 다를 뿐 일반 담배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픽스’, ‘줄’ 등 액상형 전자 담배는 니코틴 용액을 전용 기기로 가열해 증기 형태로 빨아들인다. 1급 발암 물질인 타르, 일산화탄소가 나오는 궐련형 담배보다 위해성이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타르만 확실히 없을 뿐, 니코틴과 다른 물질이 전부 적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다.

2. 액상형 전자 담배는 일반 담배보다 안전할까?

그렇다. 하지만 이 사실이 액상형 전자 담배가 완전히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일반 담배는 발암 물질 70종을 포함한 7000여 개의 화학 물질이 있다. 액상형 전자 담배는 타르를 뿜지는 않지만, 궐련형 담배와 마찬가지로 니코틴, 가향 성분이 있다.

전자 담배의 안전성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이는 전자 담배에 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지 10년이 채 되지 않았기 때문. 다만 체리향(벤즈알데히드), 계피향(신남알데히드), 버터향(다이아세틸) 등 전자 담배의 접근성을 높이는 각종 가향 성분은 전용 기기로 가열했을 때 기도를 자극하는 형태로 악화될 수 있다. 또 액상 물질이 열을 받아 기체로 바뀌는 과정에서 중금속 등 폐에 깊이 침투하는 해로운 물질이 나오기도 한다.

3. 전자 담배가 금연에 도움이 될까?

확실하지 않다. 전자 담배의 금연 효능에 대한 연구 결과는 아직 서로 제각각이다. 어떤 연구에서는 과거 일반 담배를 피우다 현재 전자 담배를 피우는 성인 대부분이 전자 담배가 금연을 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반면 다른 연구에서는 현재 전자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일반 담배도 함께 피우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전자 담배에 관한 정책도 나라마다 다르다. 현재 미국 FDA는 전자 담배를 금연 보조제로 광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반면 일찍부터 니코틴 껌, 니코틴 패치 등을 금연 보조제로 적극 활용해온 영국에서는 올해(2018년) 여름 액상형 전자 담배를 금연 보조제로서 처방해야 한다는 취지의 정부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4. 니코틴이 타르만큼 위험한가?

니코틴은 타르, 일산화탄소처럼 암을 유발하는 물질은 아니다. 니코틴은 뇌 속 쾌락 물질인 도파민의 분출을 돕는 자극제로, 단기적으로는 기억력,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다만 니코틴을 장기적으로 흡수하면 전반적인 인지 능력이 떨어질 수 있고, 심박 수, 혈압이 증가한다.

니코틴의 가장 큰 문제는 중독성이 크다는 점이다. 특히 담배 증기로 흡입하는 니코틴은 한두 모금만으로도 폐의 넓은 표면적에 닿아 뇌에 직접 전달된다.

오랫동안 전자 담배 성분을 분석해 온 로스웰 파크 종합 암 센터 소속 마치에이 고니에비츠 박사는 “액상형 전자 담배 ‘줄’과 일반 담배의 니코틴 흡수 속도, 양이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5. 청소년의 전자 담배 흡연은 왜 위험할까?

청소년들은 성인보다 더 적은 노출량만으로도 니코틴 중독에 빠질 수 있다. 전자 담배가 정말 금연에 도움이 되는지는 아직 확실한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전자 담배를 피워본 청소년들이 일반 담배를 피울 가능성이 더 크다는 증거는 지금도 많다.

보스턴 어린이 병원 소속 청소년 중독 프로그램 국장 샤론 레비 박사는 “전자 담배는 일반 담배보다 향이 옅어 사용 여부를 알기 어렵다”고 했다. 레비 박사는 “만약 아이가 ‘아직 몇 번 안 피웠다’고 반응하면 앞으로 방, 가방을 확인할 거라고 경고한 후 실제로 검사를 해라”고 조언했다. 레비 박사는 “흡연 기간이 길지 않으면 부모가 많이 개입하지 않아도 수월하게 금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녀가 이미 니코틴 중독 수준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레비 박사는 “성인 중독자와 마찬가지로 니코틴 껌, 패치 등을 사용해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레비 박사는 “니코틴 중독에 걸린 청소년은 우울증, 불안 증세 등 정신 건강이 취약한 경우가 많아 치료 이전에 적절한 건강 상태 체크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맹미선 기자 twilight@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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