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흡연 폐암 환자의 통곡, “나 때문에 아이도 암”

[사진=Magic mine/shutterstock]
폐암(3기) 환자인 김정민(가명, 남) 씨는 35년이 넘게 흡연을 해온 애연가였다. 폐암 진단을 받고도 한 동안 담배를 끊지 못할 정도였다. 그런 김 씨가 최근 외아들(8세)의 코암(비강암) 진단이 “내 담배연기 때문”이라며 괴로워하고 있다.

몇 차례 사업 실패 후 부인과 이혼한 그는 지하 단칸 셋방에서 아들과 단 둘이 살아왔다. 그는 몇 년 동안 아들이 옆에 있는 데도 좁은 방 안에서 담배를 피웠다. 나이 사십이 넘어 뒤늦게 얻은 아이의 건강을 돌보지 않은 채 흡연을 해 온 것이다.

– 간접흡연이 더 큰 암을 부른다

김 씨 아들이 코암에 걸린 것은 간접흡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친척들은 “하루, 이틀도 아니고 몇 년 동안이나 아이를 옆에 두고 담배를 피운 무신경이 놀라울 따름”이라고 했다. 정말 간접흡연도 암의 원인이 되는 것일까?

결론적으로 말해 간접흡연 역시 암 발생과 관련이 있다. 국립암센터는 외국 연구결과를 토대로 간접흡연에 오래 노출되는 경우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 발생 위험이 20-30% 증가한다고 했다. 또한 여성 유방암, 어린이 백혈병, 위암, 자궁경부암, 인후두암, 방광암 위험도 간접흡연에 의해 높아진다. 특히 담배를 가까이 하는 부모를 둔 아이의 경우 간접흡연에 의해 코암과 같은 신경계암 발생이 증가한다.

– 코의 암, 감기와 혼동하기 쉽다

말 그대로 코 안 혹은 그 주위에 생긴 암이 코암이다. 코 안의 빈 곳인 비강에 발생한 암을 비강암이라 하고, 비강 주위에 있는 동굴과 같은 부비동에 발생하는 암을 부비동암이라 한다. 특히 편평세포암종의 경우 흡연 및 간접흡연과 관련성이 높다.

코에 생긴 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거나 코 막힘, 콧물 등 감기와 비슷해 조기 발견이 어렵다. 대부분 암이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돼 예후가 좋지 않다. 코피가 반복적으로 날 경우 코암을 의심할 수 있다. 암이 코와 연결된 눈 주위나 뇌신경을 침범하면 안구돌출, 시력 감소, 뇌신경 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

– 간접흡연, 직접흡연보다 위험하다

간접흡연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이 흡연자와 같이 생활하거나 그 주위에서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담배 연기를 흡입하는 것을 말한다.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아파트 층간 흡연 문제나 보행 중 흡연으로 인한 피해도 간접흡연에 해당한다.

간접흡연도 폐암을 일으킬 수 있는데, 문제는 직접흡연보다 발암물질에 더 취약하다는 사실이다. 담배 속의 일부 발암물질은 흡연자가 담배필터를 통해 들이켰다가 내뿜는 연기보다, 담배의 끝에서 바로 나오는 연기에 더 많기 때문이다.

간접흡연에 의한 연기는 저온에서 불완전 연소된 것이기 때문에 고농도의 발암물질과 유해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담배의 끝에서 직접 나오는 연기는 흡연자가 내뿜는 연기보다 암모니아 73배, 탄산가스 8.1배, 일산화탄소 2.5배, 메탄이 3.1배 정도 더 많이 발생한다. 타르는 4.3배, 톨루엔은 5.6배 생기고, 특히 발암물질인 피렌은 3.6배, 벤조피렌은 3.4배 더 많다.

– 밀폐 공간에서의 간접흡연은 더욱 위험

김 씨의 아들처럼 간접흡연에 장기간 노출되면 코암 등 각종 암의 위험도가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겨울에는 창문까지 닫아 놓아 담배연기가 밀폐된 방안에 오래 머물러 아이의 건강을 더욱 해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 씨는 자신의 잘못으로 아들마저 암 환자가 되자 병상에서 목 놓아 울곤 한다. 겨우 연락이 닿은 아이 엄마도 자신이 아들을 맡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있다. 김 씨는 “스트레스가 밀려 올 때마다 한, 두 개피만 피운다는 게 이런 결과를 가져 온 것 같다”며 “아이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했다.

– 커튼, 벽지에 묻은 니코틴… 3차흡연도 조심해야

3차흡연의 위험성도 알아둬야 한다. 이는 흡연자의 담배연기가 주위 공간의 표면이나 먼지의 오염물질과 반응해 또 다른 오염원이 된 것을 비흡연자가 들이마시거나 피부를 통해 흡수하는 것을 말한다. 담배 연기는 실내의 소파, 커튼, 벽지, 가구 등에 흡착되어 오염 물질의 저장고 역할을 한다.

특히 니코틴과 타르는 끈적거리는 특성을 갖고 있어 실내 표면에 쉽게 흡착되고 오래 남아있게 된다. 이런 3차흡연은 특히 공간이 좁고 밀폐된 흡연자의 자동차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외국에서 어린이가 타고 있는 자동차 내에서의 흡연을 금지하는 법안을 제정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박영식 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비흡연자 폐암이 증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비흡연자 폐암의 빈도가 30%를 넘는다”고 했다. 보통의 폐암은 금연을 통해 발생을 줄일 수 있지만, 비흡연자 폐암은 위험요인이 다양하다. 간접흡연의 위험성을 널리 알리는 등 비흡연자 폐암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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