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진 목 디스크, 저절로 아문다

[명의와의 수다] ‘백년 목’ 펴낸 정선근 서울대병원 교수

“허리와 목·어깨 통증으로 고생하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분들 가운데 상당수가 바른 자세, 좋은 운동만으로 상태가 호전될 수 있어요. 그런 때를 놓쳐서 훨씬 더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고요. 굳이 진료실을 찾지 않아도 허리와 목·어깨 통증으로 고생하시는 분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어요. ‘백년 허리’, ‘백년 목'(사이언스북스 펴냄)을 잇따라 펴낸 이유입니다.”

정선근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주임교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허리 명의다. 허리 통증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는 많은 이가 그의 환자다. ‘백년 허리’ ‘백년 목’이 연이어 의학 분야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환자 외에도 많은 시민이 그에게 ‘백 년 가는’ 허리와 목을 만드는 지혜를 구하고 있다.

‘코메디닷컴’은 ‘명의와의 수다’ 첫 번째 강사로 정선근 교수를 초청했다. 진료를 받으려면 1년 이상은 기다려야 하는 허리와 목통증 환자의 갈증을 공개 강연을 통해서 어느 정도는 해소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번 강의는 특히 ‘백년 목’에서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목통증에 초점을 맞췄다.

다음은 지난 2월 28일 저녁 서울 강남출판문화센터에서 진행한 정선근 교수의 강연을 인터뷰 형식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목 디스크, 스마트폰이 문제다

– 허리와 목은 어떻게 다르나요?

“가장 큰 차이점은 체중을 얼마만큼 받느냐입니다. 허리는 체중의 60~70%를 지탱하지만 목은 머리 하나예요. 약 5㎏, 체중의 7% 정도만 지탱하죠. 그래서 허리는 지탱하는 역할을 하지만 목은 움직이는 일을 합니다. 우리가 지금 말을 할 때도 고개를 움직이죠? 잠을 잘 때도 숨 쉬는 동안 목은 계속 움직입니다. 1시간에 600번 정도 움직여요.”

– 그러면 목 디스크가 왜 찢어지나요?

“디스크 환자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강한 충격, 반복적인 충격, 마지막으로 기억나지 않는 손상이 없는 경우죠.

그런데 85%가 기억나는 손상이 없는 경우입니다. 굉장히 많죠. 또 일과 관련된 정신적, 심리적 부담(스트레스)가 목과 어깨 통증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목 디스크 환자가 늘어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출시되고 나서 목 디스크 환자 수가 증가했거든요.”

– 스마트폰이 목 디스크를 유발할 수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스마트폰을 볼 때 보통 고개를 숙입니다. 보통 가슴께에서 손으로 스마트폰을 들고 보니까요. 계속 고개를 숙이면 무슨 일이 생길까요? 목을 지탱하려면 근육이 목을 더 세게 당겨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5~25㎏으로 디스크를 누르는 효과가 생겨요. 더구나 몰입하다 보면 움직이지도 않죠. 목은 움직이는 게 중요한데. 결국 목덜미 근육의 수축이 목 디스크를 찢어요.”

찢어진 목 디스크, 저절로 아문다

– ‘백년 목’의 제일 인상깊은 대목이 찢어진 디스크가 저절로 아문다는 것이었어요.

“디스크는 저절로 아뭅니다. 내버려 두면 좋아지게 돼 있어요. 다만 디스크는 자연 경과로 좋아지지만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완전히 낫는데 24~36개월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찢어진 디스크가 아물어가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그 와중에 다시 손상되는 일이 허다합니다. 그래서 통증을 반복적으로 호소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통증이 심했다가(디스크가 찢어졌다가), 다시 좋아졌다가(저절로 아물었다가), 다시 아프는(다시 찢어지는) 과정이 반복되는 것이죠.”

– 찢어진 디스크가 저절로 아문다면 수술이 필요 없다는 말씀이신가요?

“그런 건 아닙니다. 마비가 심해지면 꼭 수술을 해야 합니다. 그대로 방치했다가 감각이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어요. 다만, 수술을 해야 할지 판단을 할 때 세 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①기능적으로 의미 있는 근육에 ②기능적으로 의미 있는 근력 약화가 ③명백히 진행되고 있을 때 수술을 권합니다.

예를 들자면, 숟가락으로 밥을 먹는 행위(①)도 힘든 상황(②)이 계속해서(③) 유지될 때는 바로 수술을 해야지요. 저도 그런 환자가 오면 곧바로 수술을 권합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아닌데도 수술을 권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아요.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 차례 이뤄지는 허리와 목 디스크가 과연 꼭 필요한 것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 수술 이외의 여러 가지 비수술적 치료도 있습니다.

“스테로이드 주사로 염증을 줄이는 것 외에 다른 치료는 의미가 없습니다. 도수 치료, 마사지, 물리 치료 등도 크게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증상으로 목 디스크 상태 진단하기

– 그렇다면, 자신의 목 디스크 상태를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요?

“목 디스크 이상은 증상이 정말 다양합니다. 그 증상이 목 디스크 손상 때문이라는 걸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목 디스크 이상으로 인한 통증에는 크게 디스크성 목통증, 연관통, 방사통이 있습니다. 디스크성 목통증은 디스크가 찢어진 게 원인이 되어서 그 자체에서 생기는 통증입니다. 연관통은 디스크가 찢어진 게 원인이 되어서 두통, 치통, 가슴 통증 등 목 디스크와 거리가 있는 다양한 곳에서 통증이 생기는 것이죠.

방사통은 찢어진 목 디스크에서 흘러나온 수핵이 팔로 가는 신경뿌리에 닿아서 팔이나 손까지 통증이 번진 것이죠. 특히 방사통이 심할 때는 염증을 완화시키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스테로이드제 같은 강력한 소염 작용을 하는 약물 치료가 효과를 봅니다. 하지만 디스크성 통증이나 연관통의 경우에는 자세를 바르게 하고 좋은 운동을 해서 디스크를 아물게 해야 합니다.”

#1. 외과 전임의 A씨(36)는 어느 날 자고 일어났더니 왼쪽 날갯죽지에 담이 걸렸다. 파스, 안마, 근육 이완제 모두 소용이 없었다. 특히 목을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심해졌다. 담 걸린 게 왜 이렇게 오래가고 아프지? MRI 촬영 결과 목 디스크 탈출. 담이 아니라 디스크 환자였다.

“어깻죽지와 견갑골, 머리, 뒤통수, 귀, 턱, 쇄골 등에서 통증을 느끼고, 계속해서 담이 걸린 느낌이 든다면 병원을 가보세요. 목 디스크의 전형적인 통증입니다.”

#2. 직장인 B씨(25)는 1년 6개월간 두통으로 고생했다. 두통약도 듣지 않았고 하루가 멀게 머리가 아파 10개월을 휴직했다. 병원에서는 엑스레이를 권했고 결과는 심한 일자목으로 인한 경추성 두통.

“목을 움직일 때 두통이 심해지거나, 뒷목을 누를 때 두통이 심해지면 경추성 두통일 수 있습니다.”

#3. 마우스만 잡으면 손이 저린 C씨(49). 밤에 잠을 못 잘 정도로 심하게 저리고 아팠다. 서울대학교 의과 대학 교수인 C씨는 원인을 몰라 정 교수를 찾았고 디스크 탈출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디스크 환자는 목과 어깻죽지, 팔로 뻗쳐나가는 통증을 많이 느껴요. 저리고, 찌르고, 뜨겁고, 근육이 뻣뻣해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운동, 베개 등도 중요해

– 목이나 허리가 아픈데 운동은 해도 괜찮을까요?

“유산소 운동은 디스크에 좋습니다. 강도가 세지 않은 수영, 걷기 등 많이 걷고 많이 뛰는 게 디스크를 튼튼하게 합니다. 다만 이미 디스크에 문제가 생긴 상태, 그러니까 통증이 있는 상태에서 요가나 스트레칭은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잘못된 목운동이 악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좋은 목운동은 아래 소개했습니다.”

– 저는 골프를 하고 나면 목과 팔이 아픕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반복적인 충격 때문에 목 디스크가 찢어졌을 수 있습니다. 주말에 한 번씩 골프를 치는 것은 크게 무리를 주지 않지만, 연습을 한다고 샷을 치는 동작이 목 디스크에 무리를 주는 행동입니다.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 범위에서 연습하시되 횟수를 줄이는 것도 방법입니다.”

– 디스크 환자인데 베개 선택에 고민이 됩니다.

“베개는 딱딱하면 안 됩니다. 목은 움직이는 게 중요해요. 아까 잠을 잘 때도 목은 1시간에 600번 움직인다고 했죠. 편백나무 베개 같은 딱딱한 베개는 1시간에 600번씩 목뼈의 돌기를 찌르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잘 때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푹신해야 합니다. 또 머리를 꽉 붙들고 있는 베개도 피하세요. 당연히 높은 베개도 좋지 않고요.”

– 스마트폰을 업무상 자주 사용할 수밖에 없어요.

“스마트폰이 문제라기보다는 고개를 숙이고 몰두하게 되는 것이 문제입니다. 스마트폰을 오래 봐야 할 경우 가능하면 높게 드세요. 컴퓨터 화면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조건 컴퓨터 화면을 높이는 게 목 디스크를 지키는 방법입니다. 시선보다 약간 높다 싶을 정도로 모니터 화면을 높이세요.”

◇목 디스크에 좋은 운동


◇목 디스크에 나쁜 운동


[사진=정선근/사이언스북스]

연희진 기자 miro22@kormedi.com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http://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Share with Kakao

댓글을 달아주세요.

귀하의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