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기들, 국제적으로 우수한 부분 있다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아이들이 태어난 지역에 따라 어떤 기질적 차이를 보이는지 살핀 연구결과가 나왔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4개국 아기들을 대상으로 한 이번 실험에서 아기들은 각각 어떤 특징을 보였을까. 또 이러한 비교연구를 진행한 이유는 뭘까.

미국 워싱턴주립대학교가 발표한 새로운 연구논문에 따르면 걸음마를 걷기 시작한 아기들의 기질을 살핀 결과, 국가별로 차이를 보였다. 이번 연구는 대한민국, 미국, 폴란드, 칠레 등 4개국을 대상으로 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칠레에서 태어난 아기들은 가장 활동적인 특징을 보였고, 장시간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능력은 떨어졌다. 미국 아기들도 활발하게 움직이길 선호했다. 단 짜증나고 화가 나는 일이 생겼을 때 불만을 크게 표출하지 않아 양육자가 달래기 쉬운 성향을 보였다.

칠레 아기들이 변덕스러운 편이라면 대한민국 아기들은 가장 오랜 시간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을 보였다. 부모 입장에서 보면 우리나라 아기들은 보살피기 수월하다. 아이를 지켜보거나 놀아줘야 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다는 의미다.

폴란드 아기들은 자주 안아줘야 하는 특징을 보였다. 못마땅한 부분이 있을 때마다 이를 적극적으로 표출했기 때문에 양육자가 아기를 안고 자주 달래줘야 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앞서 네덜란드와 미국 아기의 기질을 비교한 연구를 기반으로 한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네덜란드 아기는 미국 아기보다 차분하고 행복해하는 기질을 보인 반면, 미국 아기들은 좀 더 활발하고 상대적으로 불만을 잘 표출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처럼 국가별로 기질적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뭘까. 이는 부모의 가치관이 아기에게 반영된 결과라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가령 미국은 부정적인 감정을 겉으로 표출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미국 부모를 둔 아기들은 부정적인 감정을 겉으로 표현하지 않도록 교육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폴란드는 자신의 기분과 감정을 좀 더 솔직하게 표현하는 문화다.

그렇다면 연구자들이 이러한 비교연구를 진행한 이유는 뭘까. 오늘날 정신의학과 이론은 대부분 서구권에서 만든 이론을 기초로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론이 한국과 같은 동양권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을지 매우 의구심이 든다는 게 연구팀의 입장이다.

나라별로 문화와 가치관이 각기 다른 만큼 국민의 기질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 또 이로 인해 나타나는 나타나는 정신장애와 기분장애도 다를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의 행복도를 향상시키려면 각 국가별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단 이번 연구는 엄마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내용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실험 및 관찰 결과를 바탕으로 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유럽발달심리학저널(European Journal of Developmental Psychology)’에 실렸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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