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걱정은 생존에 필연… 회피말고 부딪쳐야

 

고민이나 걱정은 인간의 발달과정에서 생겨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무엇을 먹을지, 어떤 옷을 입을지 생각하는 사소한 고민부터 질병이나 죽음처럼 심각한 고민까지 스펙트럼도 다양하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스트레스 수치의 차이도 큰데 종종 회피의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피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에 따르면 회피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걱정을 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일련의 현상들은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인간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수단이었다. 숲속이나 동굴에 살며 포식자와 같은 위협적인 존재를 경계하고 피해야 했기 때문이다. 생명과 직결된 만큼 오늘날보다 걱정과 스트레스가 훨씬 유용하게 활용됐다.

오늘날은 원시시대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안전한 환경이 조성됐다. 또 언어, 사고, 기억 등을 담당하는 인간의 대뇌피질이 발달하면서 인간 스스로 환경을 통제하고 제어할 수 있는 능력도 향상됐다.

하지만 보다 나은 환경 속에서도 불시에 위험이 닥칠 수 있기 때문에 여전히 스트레스와 걱정은 인간에게 이로운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평소 필요 이상의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문제다.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정신의학과 빅터 카리온 교수는 미국 건강지 헬스를 통해 “무엇보다 중용이 중요하다”며 “기온이 변해도 항상성 유지를 위해 체온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처럼 스트레스의 수치 역시 다양해도 인간은 이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과중한 스트레스가 계속 이어진다면 몸이 큰 부담을 느끼기 시작한다”며 “점점 스트레스에 대한 적응성이 떨어지면서 결국 건강을 해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카리온 교수에 따르면 불안과 걱정을 가중시키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바로 회피하는 태도다. 스트레스를 모면하기 위해 상황을 회피하는 것인데 이러한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사라지기는커녕 오히려 깊숙이 침투해 든다는 것이다.

회피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순서를 바꾸는 유형이다. 가령 “오늘 안에 해결해야 할 문제야. 지금 못하더라도 밤까지는 하겠어”라는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상황을 뒤로 미루는 타입이다. 또 다른 하나는 아예 부정하는 타입이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건 나한테 걱정거리도 아니야”라고 상황을 부정하는 것이다.

두 가지 유형 중 스트레스를 제어하기 어려운 상황은 후자 쪽이다. 카리온 교수에 따르면 순서를 바꾸는 회피 유형은 스트레스 조절이 가능하지만 부정하는 회피 유형은 스트레스를 심화시킨다. 심지어 심해지면 정신분열이 일어나기도 한다. 현실감각이 떨어지고 망상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걱정거리가 있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회피할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의 원인과 접촉하고 대면하는 것이 오히려 스트레스를 완화할 수 있는 비결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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