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에게 빈혈은 빈혈 이상의 병… 치매 위험↑

 

우리 몸속에 철분이 부족하면 빈혈이 생긴다. 핏속 혈색소인 헤모글로빈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철분은 헤모글로빈을 구성하는 성분이다. 빈혈이 오면 대개 어지럽다. 피곤, 졸음, 두통, 숨참, 창백한 얼굴 등 여러 증상이 있지만, 어지럼증이 가장 흔하다. 그래서 철분 부족, 어지럼증은 곧 빈혈로 귀결된다.

노인들은 좀 다르다. 노년에 빈혈은 흔하지만, 어지럼증을 동반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가슴통증이나 부종을 호소하거나, 치매가 심해지기도 한다. 노인 빈혈의 원인은 철분 부족만이 아니다. 최소 3~4가지가 복합돼 생긴다. 영양불균형과 만성질환 등이 주된 원인이다. 이 때문에 노인 빈혈은 원인을 잘 짚어야 하고, 젊은 층보다 훨씬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검사를 통해 혈색소 감소가 원인이 아니라면 영양실조일 가능성이 크다. 노인 빈혈은 철분보다 단백질이 부족해 생길 때가 많다. 단백질과 비타민B군의 섭취가 줄면 체내 단백질이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는다. 혈구를 만드는 골수영양분도 단백질에서 섭취된다. 관절통이 있으면 콘드로이틴과 글루코사민의 합성 능력이 떨어진다. 이 두 성분도 골수의 혈구생산과 연관된다. 전문의들은 “노년에 먹는 양이 줄어들수록, 음식의 질을 높여 골수에 좋은 영양성분을 보충해야 한다”며 “빈혈이 와도 일반 빈혈약을 무턱대고 복용하지 말고 원인부터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노인 빈혈은 흔하다고 절대 가볍게 넘길 질환이 아니다. 여러 연구를 통해 다른 질환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분당서울대병원 뇌신경센터 배희준.박영호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뇌경색이 생겼을 때 빈혈이 있는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회복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빈혈이 있는 노인들은 평소 적극적으로 빈혈을 치료하는 것이 급성뇌경색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빈혈이 있는 노인은 치매에 걸릴 위험도 매우 높다. 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창형 교수에 따르면 빈혈이 있는 노인은 빈혈이 없는 노인보다 치매 발생 위험이 49%나 높았다. 홍 교수는 미국 캘리포니아대 신경과전문의 크리스틴 야페 박사와 헬스 ABC 코호트 자료를 이용해 평균 76세인 지역사회 노인 2552명을 11년간 추적 관찰조사했다. 홍 교수는 “빈혈로 뇌에 산소공급이 부족해지면 신경세포가 손상돼 인지기능 저하를 유발하기 때문에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며 “빈혈이 생기면 적당량의 육류와 녹황색채소를 자주 섭취하고 혈액검사, 소변검사, 내시경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아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민철 기자 mcbae200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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