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고 우울했던 파주병원 7년만의 변신

 

횟수로 8년째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을 책임지고 있는 김현승 원장은 항상 주머니에 휴지를 소지하고 다니는 습관이 있다. 병원 로비나 복도에 떨어진 쓰레기를 발견하면 주머니에서 휴지를 꺼내 곧바로 집어 드는 생활을 다년간 해온 덕에 몸에 밴 습관이다. 전국 공공의료원 중 가장 깨끗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파주병원의 청결은 바로 그의 이런 습관에서 비롯됐다. 윗사람이 솔선수범을 보이니 전문의, 직원, 청소도우미들까지도 위생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김 원장이 파주병원에 취임한 후 달라진 점은 청결만이 아니다. 김 원장이 취임하기 전, 파주병원은 극심한 재정악화에 시달렸다. 시설도 열악해서 비가 오면 복도에 빗물받이용 양동이들을 배치해야 할 지경이었다.

김 원장은 “당시 병실에는 총 100병상의 침상이 있었는데 이중 70%만 가동되는 수준이었고 입원환자의 대부분은 치매, 알코올중독, 중풍 환자여서 요양원 같은 분위기였다”며 “하루 외래환자도 150명에 불과했고 노사관계마저 좋지 않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김 원장이 파주병원을 맡던 2007년부터 병원의 분위기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김 원장의 긍정적인 마인드와 진정어린 충고를 받아들인 노조가 자진해서 병원 살리기에 나선 것이다.

도·시립의료원 중 경영상태가 가장 안 좋은 병원 중 하나로 꼽혔던 파주병원은 노조의 임금동결과 연차수당 반납 등의 자발적 양보, 이에 동참한 전문의들과 노사 간의 원만한 관계 등으로 경기도 지원금을 받기에 이르렀다.

현재 파주병원은 201병상 중 90% 이상이 입원환자로 채워지고 있으며 하루 700~800명의 외래환자가 방문하는 병원이 됐다. 어둡고 우울했던 병원 분위기는 활기차고 밝은 분위기로 바뀌었다. 20년 넘게 지속되던 적자는 2013년 결산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수익성보다 공공성을 우선시하는 지방의료원의 흑자경영은 상당히 주목할 만한 일이다. 의료의 질이 향상됐음은 물론, 전문성도 나날이 보강되고 있다.

김 원장은 ‘좋은 병원’, ‘명품 병원’을 만들기 위한 슬로건도 내걸었다. 병 잘 고치는 병원, 친절한 병원, 설명 잘 해주는 병원, 깨끗한 병원, 이용하기 편리한 병원, 자랑스러운 병원이 되겠다는 약속이다.

파주병원 담장은 장미 울타리로 둘러싸여 있다. 병원 앞마당과 야외주차장 역시 꽃과 나무로 가득하다. 병원 입구를 들어서는 순간 병원이라는 공간에 대한 불편함과 거부감을 줄여주는 이 같은 환경을 조성한 것 역시 김 원장의 아이디어다. 환자들이 진료 받고 입원하는 병원 내부뿐 아니라 외부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쓰는 태도에서 슬로건을 지키겠다는 그의 마음이 여실히 드러난다.

현재 슬로건은 착실히 이행되고 있다. 의사들은 어려운 의학용어와 전문용어를 사용하는 대신 알기 쉬운 단어로 풀이해 환자들에게 진단결과를 전달하고 있다.

원장을 비롯한 실·과장들은 노란색 어깨띠를 두르고 병원을 방문한 고객들을 직접 진료과와 검사실 등으로 안내하고 있으며, 몸이 불편하거나 나이가 많은 환자들은 주차장에서부터 부축해 병원 안으로 인도한다.

김 원장은 의사가 반드시 갖춰야 할 자질 중 하나로 친절을 꼽는다.

“의사로서 자신감을 가지는 것은 좋지만 거만하고 불손한 태도는 지양해야 합니다. 성심성의껏 친절을 베풀 때 절로 존경심이 따라오는 것이지 오만한 태도로 존경을 강요해선 안 됩니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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