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만 지면 안절부절…치매 환자 일몰증후군

 

규칙적인 생활로 욕구불만 해소

최근 들어 치매를 앓던 노인이 실종되는 사건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치매 환자들은 낮에는 유순하지만 해가 진 오후만 되면 안절부절 못하거나, 집밖에서 방황을 하기도 하며 심지어 밤새도록 밖을 헤매면서 돌아다니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이를 ‘일몰 후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해가 진 이후에 과민 반응을 보이거나 강박적인 행동을 보이는 증상을 말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배회를 하다가 불안해하기도 하며, 쉽게 화를 내고 흥분하거나 난폭한 행동을 보일 수 있다. 이와 함께 환각이나 환청, 망상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치매 환자들이 배회를 하는 이유는 뇌기능의 저하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전두엽(이마엽) 기능 중 실행기능의 장애가 있으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왼다. 또 두정엽(마루엽)의 기능이 저하된 치매환자들은 공간지각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심지어 집안에서도 길을 잃을 수 있다.

치매환자의 배회를 막기 위해서는 문제행동의 원인이 되는 것을 해결해 줘야 한다. 배회하는 치매환자의 행동은 초조감 뒤에 원인을 밝힐 수 있는 비언어적 단서가 풍부하다.

서울시 북부병원 치매클리닉 김정화 과장은 “겨울철에는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환자의 욕구불만에 의해 배회나 문제행동을 일으키는 경우가 빈번하다. 문제행동 때문에 자칫 큰 사고를 당할 수 있는 만큼 가족들의 관심이 필요하다”며 “외출 시에는 신원 확인 팔찌를 착용하도록 하고 옷이나 지갑에 환자의 이름과 연락처를 넣어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김 과장은 “환자들은 기질적 뇌기능 장애와 함께 배고픔, 배변 등의 기본적인 생리적 문제부터 평소 복용하고 있는 약물에 의한 상호작용, 감염 등으로 인한 신체적 불편감을 호소할 수 있는 만큼 정기적인 진료와 상담을 통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상생활 속에서는 해가 지기 전부터 방에 미리 불을 켜놓은 것도 도움이 되며 규칙적인 생활 패턴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가족들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고 식후 20~30분 산책하기, 화초 기르기 등을 통해 일상생활에 관심을 갖고 환자가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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