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학생이 인기 더 얻으려 왕따 주도

사회적 영향력 이용해 더 유명해지려

친구들 사이에서 상당히 인기 있는 고등학생이 더 인기를 얻기 위해 오히려 다른

학생을 괴롭히거나 따돌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회성이 떨어지는

학생일수록 타인에게 공격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통념을 뒤집은 셈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데이비스 캠퍼스의 로버트 패리스 박사팀은 2004~2005년

19개 고등학교 학생 3,700여 명을 대상으로 친구들 사이에서의 인기와 생활 태도의

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인지도나 인기 면에서 상위 2%인 학생과 하위 2%는 가장

공격성이 낮았다. 상당히 인기가 있으나 상위 2%에 미치지 못하는 학생이 가장 공격성이

강했다.

연구진은 학생들 사이에서 얼마나 중심적 위치에 있는지에 따라 인기도를 결정했고,

다른 사람을 직접 괴롭히거나 간접적으로 고통을 유발하는 것을 공격적 행동으로

정의했다. 공격적 행동에는 때리거나 발로 차는 신체 행동, 별명을 부르거나 위협하는

언어 행동, 거짓 소문을 퍼뜨리거나 따돌리는 간접 행동 등이 포함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사회적 서열의 정점에 오르기 전에는 사회적 위치가 높아지면

남녀 모두 공격적 성향이 강해졌다. 최상위 서열이 되기 직전인 인기도 상위 3%에

속한 청소년은 가장 높은 공격성을 보였다. 이들의 공격성은 인기도 최하위권인 학생보다

28% 높았고 최상위권 학생에 비해 40%나 높았다. 공격성의 정도는 과거 3개월 사이

해당 학생의 행동으로 피해를 본 학생 수로 측정했다.

연구진은 “학생들은 매일 학교에서 서로 봐야 하는데다 앙갚음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공격성을 드러내는 데는 주변의 지지, 권력, 영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즉 인기가 아주 없는 학생은 주변의 지지를 못 받아 공격성을 드러내지 못한다는

것.

패리스 박사는 “사회적 서열이 가장 높은 학생도 공격적 성향이 낮은 것은 사회적인

힘은 있으나 남을 공격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며, “이들은 친절하고 사교적으로

행동하면 이익이 크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한편 인기도 상위 3%에 속했던 학생도 일단 상위 2%에 진입하면 공격적인 행동을

멈추는 양상을 보였다. 패리스 박사는 “결국 공격적 태도를 보이는 이유가 주변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더 인기를 모으려는 욕구에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사회학회지(American Sociological Review)’ 2월호에 게재됐으며

미국 과학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미국 뉴스사이트 뉴스와이즈 등이 8일 보도했다.

    유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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