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병의원에서 맞는 주사 대학병원의 10배

툭하면 주사달라 하지만 먹는 약 우선해야

계절이 바뀌는 요즘 감기환자가 갈수록 는다.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일반 감기약으로

버티다가 목이 붓는 등 증상이 심해져 동네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

“선생님, 감기가 너무 독해요. 센 주사 한방 부탁해요”

주사를 한 대 맞으면 감기 쯤이야 훨씬 견디기 쉽다는 상식 아닌 상식이 주변에

통하고 있다. 주사, 정말 마구 맞아도 되는 걸까.

실제 환자들이 주사 놔달라는 요구를 수월하게 할 수 있는 동네 의원에서의 주사사용은

종합병원과 대학병원을 훨씬 웃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따르면 2009년

병원방문 횟수 대비 주사맞은 횟수 비율인 주사제 사용률은 △의원 23.85% △종합병원

8.43% △대학병원 2.53%다. 동네 의원에서의 주사 사용은 종합병원보다는 3배, 대학병원보다는

무려 10배에 이르는 것이다.

“강하게 주사 한방 놔 주세요”

투약 효과가 빨라 위급하거나 심각한 질환자에게 많이 처방돼야 할 주사제가 거꾸로

대학병원보다 동네병원에서 10배 가까이 더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심평원 상근심사위원

박광준 약사는 “동네 의원의 주사약 사용이 높은 것은 환자들이 1차로 가까운 의원에

가장 많이 가면서 의사에게 주사약을 많이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주사약 사용은 느린 속도지만 전반적으로 줄고 있다. 2009년 하반기(7~10월)

전체 주사제 처방률은 21.35%로 전년 같은 기간(22.79%)에 비해 1.44%포인트 감소했다.

주사는 사실상 몸에 바늘로 ‘구멍’을 내는 것과 같다. 이 때문에 음식을 먹듯이

자연스럽게 약물을 삼키는 경구용 약에 비해 주사는 몸에 불필요한 손상을 줄 수

있다. 즉 주사보다는 약이 더 안전한 방법인 것이다. 실제 환자가 위급해 즉각 조치가

필요하다거나 의식을 잃어 약물을 삼키지 못하는 상황을 빼고는 의사들도 주사보다

약을 권한다. 즉 약으로 가능하면 굳이 주사를 맞을 필요가 없다는 것.

주사약이 혈관을 뚫고 안으로 들어가면 주사바늘에 의해 혈관에 상처가 난다.

보통은 혈관벽에 혈소판이 달라붙고 쉽게 치료 된다. 하지만 주사를 자주 맞다 보면

혈관 벽에 상처가 생겼다가 딱지가 생기고 커질 수 있다.

시간이 흘러 딱지가 떨어져 혈액에 섞이면 혈액을 탁하게 해 이로울 게 없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특히 조그마한 핏덩이인 혈전이 잘 생기는 사람이나 혈액

노폐물에 지방이 많은 고지혈증 환자, 임산부에게는 더 좋지 않다.

주사로 생기는 피부괴사 2~3주일 치료해야 할 경우도

경희의료원 피부과 신민경 교수는 “드물긴 하지만 진통제를 주사로 맞으면 주사

맞은 부위기 빨갛게 된 후 두꺼운 딱지가 앉거나 피부 세포 괴사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피부 괴사가 생기면 새로운 세포가 돋을 때까지 소독과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한다. 보통 주사로 생긴 피부괴사가 2~3cm에 이르면 2~3주일은 치료해야 한다.

특히 환자들은 엉덩이 주사를 많이 맞는데 피부괴사가 엉덩이에 생겼다면 앉는

것이 고통스럽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신교수는 또 “약물 때문에 몸 전체에

붉은 반점이 생기는 약진 부작용도 주사를 맞았을 때 더 자주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주사약에 들어 있는 용해보조제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주사액이 몸에

잘 녹아 스며들도록 하는 용해보조제가 어떤 환자에게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

또 여러 번으로 나눠 쓰는 주사약에는 방부제가 포함되는데 저항력이 약한 어린이에게

좋지 않다.

주사는 만약의 경우 몸에 해롭기도 하지만 먹는 약에 비해 몸에 적용하는 과정이

더 고통스럽다. 특히 근육주사는 피부 아래 있는 근육을 바늘로 찌르는 것이기 때문에

많이 아프다. 또 주사할 때 실수로 신경을 건드리거나 투여속도가 지나치게 빠를

경우, 주사약과 혈액의 삼투압 차가 크면 통증은 매우 심해진다.

    이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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