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호흡기 언제 붙이고 어떨때 떼나

김 할머니 경우로 보는 인공호흡기의 역할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하라’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지난 23일 국내 첫 존엄사의

주인공인 김 할머니(77)의 인공호흡기가 제거됐다. 이후 예상과는 달리 김 할머니는

오랜 시간 자발호흡을 지속하고 있다. 호흡기 제거 뒤 4일째인 26일까지 김 할머니에게는

몇 번의 변화가 있었으며 병원 측은 26일 아침 ‘오늘이 고비가 될지도 모른다’고

밝혔으나 오후 들어 김 할머니의 상태가 다시 좋아지는 등 예측이 힘든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스스로 호흡 못할 때 산소 제공, 이산화탄소 제거

김 할머니는 1년 4개월 동안 인공호흡기를 부착해 왔다. 연명장치라 일컬어지는

인공호흡기는 일정량의 산소를 포함한 호흡가스를 환자에게 불어넣어 줘 환자의 호흡을

돕거나 조절하는 기구다.

사람이 숨을 쉴 때 폐는 호흡근의 수축으로 만들어지는 흉곽의 형태 변화에 따라

공기를 들이쉬고 내쉬는 동작이 이뤄진다. 여기에는 중추 및 말초신경계, 호흡기도

및 폐 실질, 골격근 그리고 순환계처럼 여러 요인이 작용한다.

이 중 하나 이상에 문제가 생겨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폐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서

인체 조직에 산소를 공급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이렇게 정상적인 자발호흡을

하지 못할 때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작업을 원활히 하기 위해 인공호흡기가

사용된다.

인공호흡이란 의학적으로 외부에서 힘 또는 기구로 호흡에 필요한 분당 환기량을

공급하는 것을 말한다. 인공호흡기는 호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호흡부전 때 주로

사용된다. 호흡부전은 자발적인 호흡 기능이 전혀 없거나 또는 호흡을 하더라도 산소

제공와 이산화탄소 제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때를 말한다.

경희대병원 응급의학과 강형구 교수는 “의학적으로 인공호흡기가 필요한 경우는

자발호흡이 없을 때, 또는 자발호흡이 있더라도 충분하지 않은 때, 즉 보통 성인의

경우 한 번 숨을 쉴 때 400~500cc 호흡을 하지만 그 이하로 호흡을 하면서 숨을 잘

못 실 때”라고 설명했다. 호흡이 너무 약해도, 호흡이 너무 가빠도 인공호흡기가

사용된다.

오래 쓰면 오히려 합병증 위험 증가하기도

강 교수는 “자가 호흡이 가능하다면 인공호흡기는 빨리 떼면 뗄수록 좋다”며

“인공호흡기를 오래 쓰면 환자의 기운 및 호흡 근육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존엄사 할머니의 경우 의료진이 인공호흡기를 제거하려는

시도를 했다지만 쉽게 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호흡기를 오랫동안 장착하면 합병증 위험이 증가하기도 한다. 폐질환 또는

근육계의 기능 저하가 동반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영양상태 및 근육 강화 등에

대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한의사협회지에 발표된 인공호흡기 장기간 사용의 부작용에는 △압력 상해 △수액

체류 △두개강 내 고혈압 △위장 관계 출혈 △정신과적 문제 등이 있다. 이런 부작용은

환자의 30% 정도에서 일어난다.

중환자처럼 밀폐된 공간에서 장시간 인공호흡기에 적응돼 있는 환자에게서 인공호흡기를

떼면 환자가 정신적 타격을 받는 경우도 많다. 대한의사협회지에 따르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의 14~72%에서 이러한 정신적 타격이 나타난다.  

김 할머니 인공호흡기 어떻게 떼었나?

김 할머니의 인공호흡기를 떼는 과정은 언론에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절차는 알

수 없다. 노인이나 전신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는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었던 기간이

짧았어도 근육의 피로 때문에 인공호흡기 제거에 실패할 수 있다. 인공호흡기를 뗄

떼 환자의 숨 쉬는 능력에 대한 평가를 신중하게 해야 하는 이유다.

일반적으로 인공호흡기를 떼는 순서는 심혈관계가 안정돼 있는지를 확인한 뒤

호흡관이나 기관 절개관에 T관을 연결한 다음, 호흡기를 사용할 때보다 조금 높은

농도로 산소를 주입하면서 동맥혈기체검사(ABGA)로 감시한다.

만약 환자가 심하게 불안해하거나 호흡수 및 심박수가 현저하게 증가하고 핏기가

없어지면 즉시 호흡기를 재가동해야 한다. 호흡기를 제거한 다음 10~15분 뒤에 시행한

동맥혈기체 검사(ABGA)에서 변화가 없고 환자 스스로가 호흡을 한다면 호흡관풍선(cuff)의

공기를 빼가면서 산소농도를 점차 줄이고 호흡관 빼기 준비를 한다. 호흡기를 제거하고

1시간 정도 감시해 결과가 좋으면 호흡관 빼기를 시행한다. 이때 흉부와 등을 두드려서

충분히 기도 청소(suction)를 한 다음 호흡관을 빼야 한다.

호흡기를 뗀 이후에 다시 호흡기를 다시 부착할 때도 있다. 자발호흡을 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부족한 경우, 폐부종이나 폐렴 때문에 호흡운동이 크게 부담스러운

경우, 호흡근육이 쇠약해진 상태, 정신적으로 무력감이 심한 상태 때 등이다.

정은지 기자 jej@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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