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송명근 교수 특허 훔쳐 꾸중들었다고?…허허”

유럽 특허 가진 佛 의사 “그럴 이유 없다”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의

수술법에 대해 안전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송 교수가 그간 해외 병원과

업체에 의해 자신의 특허가 도용 당하고 있다고 거듭 주장해왔으나 이 주장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전 재산 기증 선언’을 한 스타 의사 송 교수가 자신의 특허를 모방했다고 지목한 대상은 캐나다의 의료기기 제조업체

코로네오(CoroNeo)와 프랑스의 병원들이었다. 코메디닷컴의 확인 결과 코로네오가

생산하는 심장대동맥 판막용 고리(ring)의 특허권은 프랑스의 심장수술 전문가 엠마뉘엘

랑삭 박사가 갖고 있었다.

랑삭 박사는 18일 코메디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나와 프랑스 흉부외과 의사들이

사용하는 심장판막 성형용 고리는 2003년 8월8일 내가 프랑스에 특허출원했으며,

2005년 3월24일 특허를 획득했다”며 “유럽에서 통용되는 특허를 갖고 있는 내가

제품 생산만 코로네오에 맡겨 공급받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도대체 뭐가 문제라는

것인지 송 교수의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럽흉부학회가 발행하는 학회지(2007년 3월29일자)는 랑삭 박사 등이 프랑스에서

사용하는 심장판막 성형술을 위한 고리(ring)에 관해, “특허권을 랑삭 박사가 갖고

있으며, 캐나다의 코로네오에 라이센스를 줘 제품을 생산-공급받고 있다”고 명시했다.

“특허 침해했다면 제소하면 될 일”

랑삭 박사와 유럽흉부학회가 맞다면, 그간 송 교수가 여러 차례 언급해온 “우리

기술과 제품을 다른 나라가 모조하는 이때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힘을 소비하는 것은

국력 낭비”(송 교수의 12일자 보도자료 8쪽)라는 주장은 근거가 없어진다. 실제로

송 교수는 작년말 “해외로부터 CARVAR 제품 수입 문의가 쇄도한다”고 언론에 말했지만,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수출 실적은 하나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새 수술법에 대한 안전성을 검증하자는 학계의 요구에 대해 송 교수가 고의적으로

‘국익 논쟁’을 들고나와 초점을 흐린다는 비난을 면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송 교수는 지난 12일 “CARVAR 수술법이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이 우위를 점하는

분야이며 5년 후에는 노벨상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송 교수가 심장판막 성형수술법 CARVAR(종합적 대동맥근부 및 판막 성형)

관련 특허를 한국에서 출원한 것은 2003년 3월이며, 한국 특허를 받은 것은 2005년

2월7일이다. 송 교수는 이어 국제특허를 2004년 3월에 출원했지만 아직 미국과 유럽에서

통용될 수 있는 특허는 받지 못한 상태다.

송 교수는 지난 12일과 19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특허 침해 문제를 거론하며

“2007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유럽흉부학회 회의 때 내 특허 제품을 모방한 제품을

사용한 당사자들을 준엄하게 꾸짖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랑삭 교수는 “송 교수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특허 침해가

있었다면 제소를 통해 해결하면 될 텐데 학술적 토론이 이뤄지는 국제 학술대회에서

어느 의사가 다른 의사를 준엄하게 꾸짖었다는 게 도대체 무슨 소리냐”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송 교수의 CARVAR와 랑삭의 CAVIAAR의 차이

송 교수와 랑삭 박사는 사실 그간 국제학회 등에서 서로 앞뒤를 이어 발표하기도

하고, 질문과 응답을 주고받아 서로 잘 아는 사이다. 두 사람 모두 심장판막 재생

성형술을 개발했다. 송 교수는 자신의 수술법을 CARVAR라 명명했고, 랑삭 박사는

CAVIAAR라고 이름 지었다. 수술에 사용되는 특수 고리 등 기구에 대한 특허를 받았거나

출원 중인 것도 마찬가지다.

랑삭 박사는 2003~08년 프랑스, 유럽 등에서 3건의 특허를 출원해 받았고, 송

교수는 2003~08년 5건의 특허를 한국, 일본, 러시아, 인도 등에서 받았다고 밝혔다.

두 의사의 새 심장판막 수술법은 대동맥 심장판막에 문제가 생겼을 때 기존 수술법인

치환술(판막을 기계판막 또는 소나 돼지에서 떼어낸 생체판막으로 교환하는 방법)

대신 특수 고리를 이용해 기능이 떨어진 대동맥 심장판막 기능을 복원해 주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판막을 교환하지 않고 고리로 모양을 되잡아주기 때문에 ‘성형술’로

불린다.

차이라면 송 교수의 방식은 고리를 판막이 있는 대동맥 안팎에 하나씩 설치하는

반면, 랑삭 박사의 방법은 바깥 쪽에만 하나 고정시켜 주는 게 다르다.

    권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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