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존중하라, 취업 실패 반복 두려워 말라”

정신과 의사들, 의기소침 불안감 악순환 차단하라 조언

‘기회가 되면 함께 일해보자’ ‘함께하지 못해서 유감이다’ 백수 2년 차 김태형(30.

서울 성북구) 씨는 일어나자마자 이메일부터 체크했으나 편지함에는 쉽게 말해 떨어졌다는

내용의 메일이 두통 들어와 있었다. 이제는 서류 심사라도 통과해 보고 싶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김 씨는 혼란스럽다. 사회단체 자원 봉사, 어학연수 등 여러 가지 과외 활동 경력이나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학교, 평점 4.35의 학점도 정말로 취직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것인지 점점 자신이 없어진다.

대학병원 정신과와 가정의학과 교수들은 취업 준비생이 평소 스트레스 관리를

제대로 하려면 무엇보다 자기 존중감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희의료원 신경정신과 백종우 교수는 “실패를 반복적으로 경험하면 자기 존중감이

낮아지고, 노력해도 잘 안 된다는 부정적인 생각이 팽배해질 수 있다”며 “이후에도

부정적인 생각에 압도되면 실패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기 더 힘들어지고 자신감만

없어져 또 실패를 경험하게 되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 되다 보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조차 모르게 된다는 것이다.

취업하지 못하는 이유가 본인의 실력 탓만은 아니다. 실업률 3.2%인 시대라 일정

부분은 사회 구조적인 탓도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하태현 교수는 “취업에 실패하는 원인을 본인의 탓으로만

생각하면 지속적인 좌절감으로 인해 우울증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계속된

실패로 의기소침하다 보면 사람들 만나기가 꺼려지고, 어느 순간 대인기피증이 생길

수 있다. 하 교수는 “개인적인 성격 차이일 수도 있지만 그럴 때 일수록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서 기분 전환 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줄이는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기 정체성을 분명히 가지는 것이 현실을 객관적으로 보는

데 도움이 된다. 자기 확신이 없으면 본인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원하는

지 잘 모르게 돼 무작정 원서부터 내고 보는 ‘묻지마 지원’을 하게 된다. 묻지마

지원으로 또 떨어지게 되면 자기 존중감은 더 떨어지고 나중에는 본인 스스로 ‘별

희망이 없는 인간’이라고 자책하게 된다.

자신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본인이지만, ‘사회적인 자아’는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의해 정해진다. 주변에서 바라보는 본인의 모습도 자기 자신의 일부분인 것이다.

남이 보는 자신의 장점, 단점을 알아야 장점은 부각시키고 단점은 극복할 수 있다.

목표를 세울 때 자신의 욕심보다는 다른 사람의 얘기를 들어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취업의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는 길이다.

‘이대로 직장 한 번 못 다녀보고 인생 끝나면 어쩌지?’ ‘나보다 학점도 낮은

그 녀석은 한 번에 붙는데 나는 뭐지?’ 이런 생각에 사로 잡히면 우울 증세도 생기고

불안 장애도 생길 수 있다.

불안 장애는 불안해 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도 지나치게 불안해하거나 닥치지도

않을 위험을 걱정하고 최악의 사태만을 상상하는 상태다. 불안 장애를 겪는 사람은

밤에 잠을 1~2시간 밖에 자지 못하고 심장이 쿵쾅쿵쾅 뛰는 것을 계속 느끼고 이유

없이 우울해 하며 머리가 아프고 소화가 되지 않는 등의 증세를 보인다. 이런 불안이

지속되면 항상 주눅들어 있고, 자신감이 없으며 남의 눈치만 계속 살피게 되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고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박창해 교수는 “충분하지 못한 수면은 정신적인 여유마저

빼앗아 버린다”고 설명했다. 잠이 부족하면 집중력과 판단력, 기억력이 떨어져 불안을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강도형 교수는 “면접 시험장에 들어갈 때는 자신이 사회에

나가 앞으로 이룰 목표의 첫 시작이라는 자신감을 가지며 면접관들은 나를 평가하는

사람이 아닌 내가 그토록 함께 일하고 싶었던, 나를 기다렸던 사람이라는 능동적인

의식을 갖는 것도 불안 장애를 이길 수 있는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고대안암병원 정신과 강승걸 교수는 “평소에 긴장을 풀어줄 수 있는 복식호흡이나

근육 이완 훈련을 하면 실전에서 차분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긴장을 하게 되면

근육에 힘이 들어가고, 근육에 힘이 들어가면 불안해 지는 상태가 되풀이 된다. 근육

이완 훈련은 갑자기 근육에 힘을 꽉 주었다가 천천히 심호흡과 함께 힘을 빼는 방법으로

실시한다.

강경훈 기자 kwkang@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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