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의 신장 이식받으면 ‘위험’

대동맥 탄성도 감소해 심장혈관질환 유발

나이가 많은 기증자의 신장을 이식받은 사람은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포쉬병원(Foch Hospital in Suresnes) 마이클 델라하우지 박사팀은 사망자의

신장을 이식받은 74명을 대상으로 이식 후 두 차례 대동맥 탄성도를 조사한 결과,

기증자의 나이가 고령일수록 대동맥의 탄성도가 감소하면서 심장혈관질환 발병률이

증가했다고 권위 있는 학술지 ‘미국 신장학회지(The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혈관의 탄성도는 혈액이 순환하는 상태를 말한다. 탄성도가 높으면 혈액량이 많은

상태에서도 정상 혈압이 유지되는 반면 탄성도가 낮으면 혈관이 뻗뻗해지고 혈액이

굳어 심장혈관질환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박사팀은 연구대상자가 신장 이식을 받은 지 3개월이 지났을 때 1차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고령자의 신장을 이식받은 사람의 대동맥 탄성도가 낮아지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 시기에는 수혜자 중에서 남성, 고령자, 고혈압인 경우에 대동맥 탄성도의

감소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식한 지 1년이 됐을 때 2차 조사를 벌인 결과, 53~70세 고령자의 신장을 이식받은

수혜자의 대동맥 탄성도가 현저하게 감소했다. 박사팀은 기증자의 나이가 신장이식

1년 후 대동맥 탄성도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젊은 기증자의 신장을 이식 받은 수혜자는 대동맥 탄성도가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델라하우지 박사는 “대동맥 탄성도가 감소하면 동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심장혈관질환이

발병하는 것”이라며 “이와 관련해 말기신장질환자의 39%가 심장혈관질환 때문에

사망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김성주 교수는 “일반적으로 나이 많은

사람의 신장을 이식받으면 신장 기능이 떨어지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젊은 사람의

신장을 이식받는 것보다 이식 성공률이 낮아진다”며 “고령자의 신장을 이식받은

수혜자의 대동맥 탄성도가 감소해 심장혈관질환이 생긴다는 내용은 처음 제기된 가설이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신장이식의 90% 이상이 살아있는 사람에게서 기증받는

이른바 생체이식이다”라며 “삼성서울병원 통계에 따르면 신장 생체이식의 경우

5년 성공률이 95%, 10년 성공률이 90%로 매우 높은 편이다”라고 덧붙였다.  

 

    조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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