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면 심해지는 기침…매일 마시는 '이 음료' 때문?
[노윤정 약사의 건강교실]
콜록콜록. 아침저녁 차갑고 건조한 바람, 난방 탓에 건조한 실내 공기로 기침이 멈추질 않는다. 찬바람을 마스크로 막아보고, 건조한 실내공기를 가습기로 달래 보아도, 한 번 자극을 받은 기관지 점막이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기침을 멈추기 위해서는 호흡기 점막이 촉촉하도록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게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게 있다. 바로 호흡기 점막을 마르게 하는 일상의 음료와 자극하는 원인을 관리하는 것이다. 이걸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물을 아무리 많이 마셔도 호흡기 점막이 쉽게 건조해지고 기침이 계속될 수 있다. 마치, 깨진 독에 물을 붓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일상에서 호흡기 점막의 촉촉함을 방해하는 요소는 무엇일까?
커피, 녹차 등은 이뇨작용을 강화해 호흡기 점막을 더 마르게 해
추운 날씨 속 따뜻한 커피나 녹차 한 잔을 마시면 추위에 굳었던 몸이 사르르 녹는다. 하지만 이러한 음료가 겨울철 기침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점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커피와 녹차에 포함된 카페인은 강한 이뇨작용을 유발해 체내 수분 배출량을 증가시키는데, 이는 호흡기 점막을 더욱 건조하게 만들 수 있다. 특히, 겨울철에는 실내외 공기가 건조하기 때문에 호흡기 점막이 쉽게 메마르는데, 이뇨 작용으로 체내 수분 보유량이 줄어들면 점막의 보호 기능이 약해지고, 먼지· ·바이러스·박테리아 같은 외부 자극에 더욱 취약해진다. 이로 인해 기침이 지속되거나 심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카페인 하면 보통 커피나 녹차만 떠올리지만, 직장인들이 잠을 깨기 위해 마시는 에너지음료나 초콜릿에도 카페인이 들어있다. 그래서 겨울철 기관지 점막의 건조감으로 기침이 계속된다면, 이런 음료나 간식대신 점막보호에 도움되는 생강차나 배도라지차 등을 마시는 게 낫다. 생강은 항염 효과가 뛰어나 기관지 점막 보호로 기침 완화에 도움을 주고, 배는 기관지 점액 분비를 촉진하고 도라지는 가래 배출을 도와 기관지 자극을 줄여 겨울철 기침관리에 도움을 준다.
야간기침 심하다면 저녁이라도 기침약 복용해야
오전이나 낮에는 괜찮다가 유독 밤이 되면 기침이 심해지는 경우가 있다. 병원에서 기침약을 처방받거나 약국에서 기침약을 구매할 수 있지만, 낮 동안 기침이 거의 없으면 약을 먹지 않거나 복용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야간기침은 숙면을 방해하고 호흡기 점막의 재생과 면역력 회복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에, 밤에 기침이 심하다면 저녁에 한 번이라도 기침약을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야간기침이 심해지는 이유는 단순히 건조한 공기 때문만이 아니다.
예를 들어, 낮 동안에는 후두 뒤쪽으로 넘어가는 점액이 자연스럽게 삼켜지지만, 누운 자세에서는 코에서 목으로 넘어간 점액이 기도를 자극하면서 기침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런 증상은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감기 후유증과 관련되며, 기침약만으로 해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코 점막의 염증을 줄이고 콧물 생성을 억제하는 약을 함께 복용하면 기침 완화에 더 효과적이다. 야간 기침이 장기화되면 숙면을 방해할 뿐 아니라, 몸의 회복력을 저하시켜 면역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밤마다 기침으로 인해 숙면이 어렵다면, 필요에 따라 저녁에 한 번이라도 기침약을 복용하는 것이 숙면과 면역력 관리에 도움을 준다.
'이런' 기침은 정확한 원인을 찾고 치료해야
기침이 3주 이상 지속되거나, 특정한 증상과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 기침이 아닐 수 있다. 예를 들어, 숨을 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고 야간기침이 심하다면 천식을 의심해야 한다. 반면, 야간시간과 관계없이 누운 자세에서 기침이 심해진다면 위식도역류질환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 가래가 많고 발열이 동반된 기침이라면 세균 감염으로 인한 폐렴이나 기관지염일 가능성이 커, 이럴 땐 반드시 전문적 치료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