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반에서 태아 한쪽이 수혈"...사망률 높은데 무사히 탄생, 쌍둥이에게 무슨 일?
쌍둥이의 혈관이 태반에서 연결되어 발생하는 쌍둥이수혈증후군 이겨내고 태어난 쌍둥이 사연 화제
뱃속의 두 아이를 잃을까 임신 기간 내내 노심초사하던 한 부부가 여러 역경을 이겨내고 건강하게 태어난 쌍둥이와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연이 소개됐다. 이들 부부는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다른 부모들에게 자신들의 이야기가 희망의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국 매체 니드투노우는 쌍둥이 수혈 증후군(twin-to-twin transfusion syndrome, TTTS) 진단을 받은 두 아이가 태어나기까지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미국 유타주에 사는 애비게일 휘틀록(27)은 임신 20주에 뱃속 아이들이 쌍둥이 수혈 증후군임을 알게 됐다.
태반에서 두 태아의 혈관이 서로 연결되어 혈류 불균형해지는 질환
쌍둥이 수혈 증후군은 태반을 공유하는 일란성 쌍둥이의 혈관이 태반에서 서로 연결되어 발생하는 질환이다. 마치 한쪽 태아가 다른 쪽 태아에게 수혈을 해주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일란성 쌍태아의 10~15% 정도에서 나타난다.
태반 내에서 한쪽 태아의 동맥과 다른 태아의 정맥이 서로 연결되어 혈류가 한 태아의 혈액이 다른 쪽 태아로 쏠리는 현상이 일어난다. 문제는 한 태아는 피가 너무 많고, 다른 태아는 피가 너무 적다는 점이다.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지 않을 경우 혈류를 공급하는 태아는 혈류 부족으로 양수 과소증, 빈혈, 자궁 내 태아 발육 부전, 뇌 손상, 폐 발달 저하 등이 발생할 수 있고 혈류를 받는 쪽 태아는 심장에 부담이 오고, 양수과다증, 심부전, 태아수종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쌍둥이 수혈 증후군은 치료하지 않을 경우 사망률이 73~100%까지 높아지는 예후가 매우 나쁜 질환이다.
진단 당일, 부부는 전문 시술을 실시하는 시애틀의 병원을 찾아 곧바로 치료를 받았다. 자궁 안에 내시경을 삽입해 레이저로 태아 간 혈류 연결을 차단하는 방법이었다. 수술은 잘 끝났고 부부는 3일 후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태아 중 한 명에게 태아수종이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태아수종은 태아 신체의 조직 사이나 체강 안에 체액이 축적되는 이상이다. 의사는 이 아이가 오래 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른 태아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탯줄 결찰(묶기)을 권했다.
부부는 바로 결정하지 못하고 며칠 시간을 갖기로 했다. 그런데 다음 검진에서 아이가 기적적으로 회복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축적됐던 체액이 모두 사라진 것이다.
이후에도 아이들의 상태가 쌍태아 빈혈-다혈증 연쇄(twin anemia polycythemia sequence, TAPS)로 진행되면서 출산까지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34주에 무사히 제왕절개로 두 아이를 출산할 수 있었다. 2023년 8월, 1.8kg의 체중으로 태어난 하비와 벨라미는 엄마 뱃속에서 겪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현재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
아비게일은 “우리 부부는 쌍둥이 중 한 명 또는 둘 다 언제든 잃을 수 있다는 생각에 짓눌려 제대로 된 생활을 할 수 없을 지경이었고, 태어난 후 몇 달 동안에도 아이들을 안고 울며 아이들을 잃을 뻔 했던 일을 생각하곤 했다”며 “모든 임신 이야기가 우리처럼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건 아니지만, 임신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든 엄마들에게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