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포화 맞은 '전공의 처단' 포고령...조규홍 장관은 몰랐다는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회의서 '모르쇠'로 일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공의 처단'이 포함된 비상계엄 포고령 문구에 대해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비상계엄 위헌 여부에 대해서는 답변을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였다. [사진=뉴스1]
국회가 계엄 포고령 중 전공의 처단에 관한 부분을 집중 지적한 가운데,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공의 처단과 관련한 문구 내용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복지위 의원들의 질의에 이 같이 응답했다.

지난 3일 오후 11시 발표된 계엄사령부 포고령 중에는 '전공의를 비롯해 파업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해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시는 계업법에 의해 처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회는 이 내용이 들어가게 된 경위를 집중 질의했다.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은 "장관이 낸 의견인지 궁금하다"고 묻자 조 장관은 "포고령이 발표되고 나서 포고령 문구를 알았다"며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표현이 매우 거칠고 과격했으며, 포고령 6항목 중 유일하게 특정 직역을 겨냥한 내용이라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조 장관의 발언을 비판했다. 서 의원은 "장관이 모르는 것은 자랑이 아니다"라며 "전공의들을 반국가 세력으로 몰고 있는데, 그럼에도 보건복지부는 포고령에 어떤 대응도 하지 않았다. 장관은 대통령에 하야를 건의해야 하며, 장관도 사퇴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포고령의 경위를 질의했다. 남 의원은 "포고령 내용에 전공의가 왜 들어갔는지 궁금하다. 장관이 제안한 것이 아니라면 어디서 들어간 것인지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공의 모집이 진행중인데, 이런 포고령이 나오면 전공의들이 따를 것이라고 본 것인지 의문"이라며 "48시간 안에 복귀하지 않으면 처단한다는 끔찍한 내용이기에 포고령 포함 경위를 밝혀내야 한다"고 했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들이 피해를 참아가면서도 의대 증원을 지지한 건 의료개혁으로 응급실 뺑뺑이나 소아 진료 대란, 분만 난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는 대한민국을 원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위헌적이고 불법적인 이번 비상계엄 포고령에 들어간 전공의 처단이란 표현 때문에 이 정부의 의료개혁은 이제 물 건너간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체 48시간 이내에 복귀할 의사가 몇 명인지 모르겠다. 의사가 없애야 할 처치 대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장관은 비상계엄의 위헌 여부에 대해서는 먼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의 질의에 조 장관은 "(계엄이 위법이고 위헌이라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복지위 전체회의 말미에는 "계엄이 위헌인지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된 보도가 나왔는데, 정확히 말하면 계엄령 선포에는 동의하지 않았지만 내가 판단할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이라고 말을 바꿨다.

    이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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