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비만약 젭바운드, 일대일 비교 임상서 위고비 제쳐"
72주간 체중 감량 효과 위고비보다 47% 커
일라이 릴리의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가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세마글루티드)’보다 뛰어난 효과를 입증했다.
릴리는 4일(현지시간) 자체 진행한 ‘서마운트-5(SURMOUNT-5)’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임상은 72주 동안 751명의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젭바운드와 위고비의 체중 감량 효과를 추적한 일대일 직접비교임상이다.
연구 결과 72주간 젭바운드를 복용한 환자들은 평균적으로 체중의 20.2%에 해당하는 22.67kg을 감량했다. 같은 기간 위고비 복용군은 체중의 13.7%(14.96kg)를 감량한 것으로 집계됐다. 체중 감소 폭을 직접 비교했을 때 젭바운드가 위고비보다 약 47% 가량 뛰어난 효과를 보인 셈이다.
특히 연구의 2차 충족지표 중 하나였던 ‘목표 체중 달성 환자 비율’에서 젭바운드가 크게 앞섰다. 젭바운드 복용 환자들의 31%가 전체 체중의 4분의 1을 감량하는 데 성공한 반면 위고비 복용군에서 이 정도 체중 감량에 성공한 환자는 약 16%였다.
릴리 측은 이러한 효과의 차이가 두 약물의 작용원리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위고비와 젭바운드는 모두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GLP-1은 음식을 섭취한 후 위장관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기 때문에, 이를 활성화하면 식욕을 억제하는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다만 젭바운드는 이에 더해 '위 억제 펩타이드(GIP)'라는 수용체의 작용을 극대화하는 효과도 있다. GIP와 GLP-1이 함께 작용하면 에너지 소비량이 늘어나 체중 감소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GIP와 GLP-1에 동시에 작용하는 약물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얻은 제품은 젭바운드가 유일하다.
앞서 두 약물이 허가를 위해 각각 진행한 임상시험에서도 젭바운드가 위고비보다 뛰어난 효과를 보인 바 있다. 젭바운드는 임상 3상에서 72주간 평균 21%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며 위고비(68주간 평균 15% 감량)보다 효과적인 비만 치료제라는 기대를 받아왔다.
이번 서마운트-5 임상은 당뇨병이 없는 환자들이 일대일 무작위 배정되는 방식으로 진행된 직접비교임상이기에 현재까지 공개된 두 약물에 관한 연구 중 가장 객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로이터는 “시험 매개 변수가 동일할 때 두 약물 중 젭바운드가 체중 감량에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보여준 연구”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번 결과로 젭바운드가 비만약 치료제 시장 선두주자 위고비와의 격차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올해 3분기 위고비와 오젬픽(위고비와 작용원리가 같은 당뇨병 치료제)을 합산한 매출은 약 68억 달러(약 9조6000억원)였다. 같은 기간 젭바운드와 마운자로(젭바운드와 작용원리가 같은 당뇨병 치료제)를 합한 매출은 약 44억 달러(6조2000억원)로 집계됐다.
릴리의 글로벌 의료 담당 수석 부사장 레나드 글라스 박사는 “의사와 환자들에게 객관적인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진행한 연구에서 뛰어난 결과를 입증해 기쁘다”며 “젭바운드는 수백만 명의 환자들이 만성 질환을 관리하는 방식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좋은정보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