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 빼다가 사망한 中 여성…시술 전 흔히 바르는 '이것' 때문?
마취 크림을 바른 후 어지럼증 호소…크림 제거했지만 쇼크에 빠져 심정지
반점과 모반을 제거하기 위해 레이저 치료를 받던 중국 여성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북부도시 톈진에 사는 27세의 이 여성은 신경섬유종증으로 인한 밀크반점(카페오레반점)을 제거하기 위해 개인 피부과병원에서 10만 위안(약 1920만원) 이상의 비용을 들여 레이저 시술을 받고 있었다. 사건은 10월 21일 열 번째 시술을 받던 중 발생했다. 마취 크림을 바른 후 여성은 어지럼증을 호소했고, 이에 의료진은 신속하게 크림을 제거했지만 여성은 쇼크에 빠져 경련을 일으켰고 심정지가 왔다. 응급으로 다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여성은 열흘 후 사망하고 말았다. 의료진은 여성이 과도한 두개내압(intracranial pressure)과 관련된 합병증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여성의 시신은 현재 부검을 진행 중이다.
여성의 남편은 과도한 양의 마취제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여성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했다. 여성의 어머니의 진술에 따르면, 이전에도 마취제가 고르게 발라지지 않아 심한 통증이 생겨 치료를 중단한 적이 있다.
해당 피부과병원은 마취 크림이 표준 프로토콜에 따라 사용되었으며, 요청 시 알레르기 테스트가 가능했다고 변호했다. 병원장은 여성의 사망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과실이 밝혀진다면 모든 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과실로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의료진은 최대 3년의 징역형과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 사건은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빠르게 퍼져 나갔다. 사건 피해자의 친구라고 주장하는 한 여성은 병원에서 적절한 응급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친구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시술을 받지 않았다면 이런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건강에 비하면 아름다움은 중요하지 않다”고 한 반면, 일부는 “카페오레반점은 단순히 외모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잘못은 치료를 받은 여성이 아니라 병원에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과다한 양의 국소마취제 사용, 혈류로 흡수되어 부작용 일으킬 가능성 있어
국소마취제는 자극을 전달하는 신경의 활성을 일시적으로 차단해 적용하는 부위의 감각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약물이다. 크림, 연고, 스프레이 등 다양한 형태가 있으며 위 사례처럼 레이저 시술이나 제모, 문신 제거와 같은 시술 전 통증을 완화하는 데도 흔히 쓰인다.
국소마취제는 일반적으로 안전하게 사용이 가능하지만, 과다한 양을 사용할 경우 시야 흐림, 이명, 금속 맛 느껴짐, 현기증, 심박수 증가, 두통, 피로, 혼란, 근육 경련, 발작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드물지만 피부 발적이나 가려움, 두드러기, 부종과 같은 알레르기 반응이 발생할 수도 있다. 경미한 알레르기 반응은 대개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사라지지만, 만약 증상이 지속된다면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심각한 경우에는 아나필락시스가 나타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입술, 혀, 목 부어오름 △호흡곤란 △현기증 △실신 △복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이때는 즉시 응급실을 찾도록 한다.
국소마취제에는 리도카인, 프로카인, 벤조카인, 프라목신 등의 성분이 사용되는데 일부 국소마취제 성분의 경우 부적절하게 사용할 경우 그 성분이 피부를 통해 혈관으로 스며들어 불규칙한 심장박동, 발작, 호흡곤란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국소마취제 크림 사용으로 인한 사망 사고는 전세계적으로 드물게 보고된다. 가령 200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과다한 양의 국소 마취제 사용으로 높은 농도의 마취제가 혈류로 유입되면 생명을 위협하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며, 레이저 제모의 통증을 줄이기 위해 다리에 국소마취제를 도포했다가 사망한 두 건의 사례를 보고한 바 있다. 22세와 25세였던 두 여성은 마취크림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크림 도포 후 랩으로 다리를 감쌌다가 발작을 일으켜 혼수상태에 빠졌고, 이후 사망했다. 두 사례 모두 마취제는 약국에서 구매했으며, 마취 성분인 리도카인과 테트라카인이 다량 함유되어 있었다. FDA는 이러한 제품을 넓게 도포한 후 오랜 시간 두면 더 많은 약물이 혈류로 흡수되며, 피부 온도가 높아지면 혈류 속으로 흡수되는 양이 증가한다고 경고했다.
국소마취제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은 드물지만, 발생할 경우 이처럼 치명적인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피부 미용이나 의료 시술에서 마취제 사용에 대해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하며, 의료진 또한 발생 가능한 위험과 부작용을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예상치 못한 부작용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경험과 설비를 갖추어야 한다. 또한 환자는 기존에 복용 중인 약물이나 가지고 있는 질환, 알레르기 등이 있다면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