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뎅기열 신규 감염 5건 중 1건은 기후변화 영향"

지구온난화로 2050년까지 뎅기열 40~60% 급증 예상돼

뎅기열을 옮기는 모기는 섭씨 20~28°C의 특정 기온대에 서식하다. 지구온난화로 세계 곳곳의 기온이 뎅기열 최적 온도로 올라감에 따라 뎅기열 바이러스로 인한 위험이 증가한다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뎅기열 신규 감염 5건 중 1건에 해당하는 19%가 기후변화의 영향이라는 점에서 모기가 매개하는 이 전염병의 급증은 불가피해 보인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 열대의학 및 위생학회(ASTMH) 연례회의에서 소개된 스탠퍼드대 연구진의 발표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8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기후 변화로 인해 2050년까지 뎅기열이 40~60% 급증할 가능성이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150%에서 200%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경고했다. 발표자인 스탠퍼드대의 에린 모르데카이 교수(전염병 생태학) “점점 더 많은 미국 지역이 뎅기열의 최적 온도 지대로 바뀜에 따라 지역 감염 건수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지만 전 세계적인 부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말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

뎅기열을 옮기는 모기는 섭씨 20~28°C의 특정 기온대에 서식하다. 지구온난화로 세계 곳곳의 기온이 뎅기열 최적 온도로 올라감에 따라 뎅기열 바이러스로 인한 위험이 증가한다고 있다. 연구진은 기후 온난화로 인해 향후 25년 동안 뎅기열 사례가 두 배로 늘어날 수 있는 지역의 인구가 최소 2억5700만 명은 된다고 지적했다.

뎅기열의 가장 흔한 증상은 통증과 메스꺼움, 구토, 발진이다. 심한 경우에는 ‘뼈가 부서지게 아픈 열병(breakbone fever)’이라는 별명까지 생길 정도로 극심한 관절통과 함께 출혈 합병증과 쇼크를 일으킬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뎅기열을 겨냥한 특별한 치료제는 아직 없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식을 취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으로 열과 통증 조절하는 것이 최선의 처방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이미 뎅기열에 감염된 적이 있고 뎅기열이 흔한 지역에 거주하는 9~16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뎅기열 백신이 제공되고 있다고 CDC는 설명했다.

연구진은 아시아, 북미, 남미 21개국의 뎅기열 사례와 기후 변화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2023년 460만 건이었던 뎅기열 발병 건수가 2024년 아메리카대륙에서만 약 1200만 건까지 치솟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미국의 경우 캘리포니아주와 플로리다주에서 현지 발병 사례가 보고됐다. 모르데카이 교수는 “기후 변화는 이미 인류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으며, 특히 뎅기열의 경우 그 영향이 훨씬 더 악화될 수 있다”고 했다.

연구진의 분석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급격히 줄이면 2050년까지 예상되는 60%의 증가율을 40%로 낮출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연구 대상 21개국 중 17개국은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도 여전히 기후변화로 인한 뎅기열 증가를 목격할 것이라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페루, 멕시코, 볼리비아, 브라질 등 뎅기열이 이미 전염병으로 자리 잡은 지역은 향후 수십 년 동안 감염률이 150%에서 200%까지 증가하면서 가장 큰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러한 연구 결과가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등의 뎅기열 감염까지를 지속적으로 추적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과소평가된 것일 수 있다고 모르데카이 교수는 우려했다. 뎅기열이 지역적 위협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미국 남부와 같은 지역에 대한 향후 영향을 정량화 할 수 없었다고 그는 함께 털어놨다.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연구결과는 동료 심사를 거친 학술지에 게재되기 전까지는 예비적인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pubs.rsc.org/en/content/articlelanding/2024/fo/d4fo03834g)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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