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신의료기기 승인” 안과 수술 판도 흔들 기술 뭐길래?

리센스메디컬, 눈 마취용 냉각기술로 시력회복시술 소요 시간 10분의 1로 단축

김건호 리센스메디컬 대표는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오큐쿨은 IVT 시술에 걸리는 시간을 10분의 1로 줄였다는 점에서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혁신적인 의료기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장자원 기자.

국내 의료기기로는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기술 의료기기(드 노보, De Novo)’ 승인을 받은 리센스메디컬이 “혁신 신약의 허가에 비견될 성과”라며 자사 기술력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리센스메디컬은 자사의 안과용 접촉식 냉각마취기기 ‘오큐쿨(OcuCool)’이 FDA 드 노보 승인을 획득했다고 지난달 발표한 바 있다. 국내 의료기기가 해당 승인을 얻은 것은 오큐쿨이 처음이다.

드 노보는 비슷한 선행기술이 없는 신기술 의료기기에 적용되는 패스트트랙 허가제도다. 이전 레퍼런스가 없이 처음으로 사람에게 적용하는 기술이라는 측면에서 FDA의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 얻을 수 있다.

오큐큘은 급속냉각 기술로 눈을 마취하는 장비다. 시력 회복을 위해 진행하는 유리체 내 주사(IVT) 시술 때 환자의 마취에 사용된다. 기존 화학마취제는 주사 뒤 결막 전체로 마취가 나타날 때 까지 최대 15분이 걸리는 데 비해 오큐쿨은 10초 이내로 마취가 가능하다.

김건호 리센스메디컬 대표는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오큐쿨의 드 노보 승인 획득은 당사에게 역사적인 사건임과 동시에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기술성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건호 리센스메디컬 대표가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오큐쿨'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장자원 기자.

김 대표에 따르면 고령화의 영향으로 실명을 유발하는 망막질환자 비율이 점차 늘어나면서 시력 회복을 위한 IVT 시술 건수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미국에서 지난해 약 1000만 건의 시술이 진행됐을 정도다. 글로벌 조사기관 QY리서치는 IVT 시장 규모가 2027년 약 30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김 대표는 “IVT 시술을 위해서는 환자의 안구가 멸균 상태를 유지해야 하므로 시술 내내 소독제인 포비돈을 발라야 한다”며 “이것이 환자에게 통증과 불편을 유발하기 때문에 시술 시간 단축은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오큐쿨을 활용했을 때 IVT 시술에 걸리는 시간은 마취부터 주사까지 약 50초다. 화학마취제를 사용했을 때보다 10~15분의 1로 시간이 단축되는 셈이다. 이런 장점에 힘입어 오큐쿨은 승인을 위한 임상에서 참여자의 80%가 재사용 의사를 밝혔을 만큼 높은 환자 선호도를 보였다.

오큐쿨이 미국에서 최초 승인을 획득한 만큼, 리센스메디컬은 내년부터 미국 시장 진출 및 제품 론칭, IPO 및 코스닥 상장 등을 준비할 계획이다. 또 오큐쿨을 통해 검증된 급속정밀냉각기술을 정비해 탈모 등의 질환이나 가정용 의료기기 시장 진출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승인 이후에도 공급망이나 처방처를 확보하는 등 실제 임상 현장 진출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궁극적으로는 아일리아 등 황반변성 치료제와 협업하는 것이 목표지만, 이를 위해 우선 실제 임상 현장에서 사용 경험을 쌓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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