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오젠 “키트루다SC 내년 말 출시 목표, 엔허투SC는 1분기 임상 진입”
신한투자증권 “빅파마 항암제 SC제형 수요 이어질 것”
글로벌 블록버스터 항암제 '키트루다'와 '엔허투'의 피하주사(SC)제형 개발 계약을 연이어 성공시킨 알테오젠에 제약업계와 투자업계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알테오젠은 지난 8일 일본 제약사 다이이찌산쿄와 독점 계약을 체결하고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의 피하주사(SC) 제형 공동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양사가 엔허투SC 개발에 성공하면, 이는 전 세계 최초로 항체약물접합체(ADC)를 SC제형으로 만든 제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알테오젠은 지난 2월 MSD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의 SC제형 개발을 위한 독점 라이센스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지난해 키트루다와 엔허투의 매출은 각각 35조원, 3조8000억원이다. 블록버스터 항암제의 SC제형 개발에 대한 칼자루를 알테오젠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피하조직에 약물을 주사하면 먹는 것보다 흡수가 빠르고, 소화액의 영향을 받지 않으며 약물 투여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이에 항암제 제품군을 보유한 글로벌 빅파마들은 SC제형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이를 통해 투약하는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추가 매출 확보가 용이하다는 판단이다.
알테오젠은 12일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향후 개발 일정과 목표를 공유했다. 이에 따르면 키트루다SC는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엔허투SC는 내년 초 임상 진입 후 2030년경 제품 출시가 예상된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가장 중요했던 내용은 키트루다SC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 일정이었다”며 “알테오젠과 FDA는 허가 신청을 위한 사전미팅을 이미 진행했으며, 내년 1월에 신청을 접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키트루다SC 임상 3상 발표가 임박했는데, 알테오젠·MSD와 FDA 측이 모두 구체적인 신청 일정을 제시하는 것을 보면 임상이 성공했을 것으로 추정 가능하다는 것이 엄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임상 3상 성공 때 알테오젠의 기술력이 더욱 주목받을 가능성도 있다. MSD가 앞서 독자적으로 진행한 키트루다SC 임상 3상에서 실패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엔허투SC는 내년 임상 1상에 진입해 임상 2상 없이 3상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엔허투는 지난 4월 암종에 관계 없이 HER2(사람 표피 성장인자 수용체 2)에 양성인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FDA 승인을 받았으며, 현재는 유방암에서 1차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장하기 위해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에 엔허투SC의 예상 매출 역시 덩달아 커지고 있다.
엔허투가 ADC 시장을 선도하는 약물이라는 점에서 알테오젠이 이 약물의 임상 성공을 통해 추가 계약을 성사시킬 가능성도 충분하다. 엄 연구위원은 “알테오젠은 기존에 출시된 ADC 제품을 SC제형으로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이미 발표한 바 있고, 이제 다이이찌산쿄와 첫 계약이 나왔을 뿐”이라며 추가 계약 가능성을 높게 봤다.
신한투자증권은 “키트루다의 특허가 기존보다 연장되며 매출 전망치가 오를 것으로 보이며, 엔허투SC는 80% 이상 시장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이에 따라 알테오젠의 목표주가는 73만으로 상향하며, 업종 내 최선호주 및 강력 매수 의견을 제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