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적으로 불안, 특히 '이런' 사람...일찍 죽을 위험 높아
신경증적 성격, 높은 조기 사망 위험과 관련…특히 외로움이 가장 밀접하게 연관
신경증적 성격 특성과 다양한 원인으로 인한 조기 사망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신경증(neuroticism)은 감정적으로 불안정하거나 불안, 두려움, 외로움과 같은 부정적 감정을 쉽게 느끼는 성향을 특징으로 하는 성격 특성을 말한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신경증적 성격 중에서도 외로움이 조기 사망 위험 증가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지금까지의 연구에 의하면 신경증은 우울증과 불안에서 심혈관 및 호흡기 질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서적, 신체적 건강 문제와 관련이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암, 심혈관질환, 호흡기 질환과 사고 및 자해와 같은 외부적 요인 등 특정 사망 원인을 조사해 신경증과 사망률 사이의 연관성을 보다 자세히 밝히고자 했다.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의대 노인의학과 안토니오 테라치아노 교수팀은 영국 전역의 인구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 UK 바이오뱅크(UK Biobank) 참가자 약 50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 시작 시점에 38~73세였던 참가자들을 평균 13.4년 동안 추적 조사했으며, 이 기간 동안 4만 3000여 명이 사망했다. 연구진은 이 데이터를 국가 사망 기록과 연결해 암, 심장병, 호흡기질환, 고의적 자해 등 사망 원인을 파악했다.
신경증에 대해서는 성격 연구에서 널리 사용되는 아이젱크 성격검사(Eysenck Personality Questionnaire, EPQ)를 이용해 측정한 후 점수를 계산하고 외로움, 기분 변화, 과민성과 같은 신경증의 개별적 측면을 살펴봤다. 그런 다음 연령, 성별, 교육 수준, 흡연 습관, 기저질환 등 사망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인에 대해 통제한 후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신경증 점수가 높으면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1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사망 원인을 보면 높은 신경증 점수는 호흡기 및 소화기 질환, 고의적 자해,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사망 위험과 관련이 있었다. 다만, 연관성 강도는 사망 원인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가령, 신경증은 암으로 인한 사망보다는 호흡기 질환과 자해로 인한 사망과 더 강한 연관성을 보였다.
특히, 외로움은 신경증 특성 중에서도 조기 사망을 가장 강력하게 예측하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외로움을 잘 느끼는 성향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사망 위험이 46% 더 높았다. 이러한 연관성은 특히 젊은 남성과 대학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두드러졌다. 외로움과 사망률 사이의 연관성은 신경증의 다른 측면과는 무관해, 외로움 자체가 조기 사망의 주요 위험 요인임을 시사했다.
테라치아노 교수는 “슬픔이나 긴장, 외로움을 느끼는 성향은 특히 고의적 자해, 호흡기 및 소화기 질환으로 인한 조기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잠재적 치료법을 조사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처 전략과 사회적 연결이 이러한 부정적 감정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특정 인구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이나 시간 경과에 따른 신경증의 변화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 등 일부 한계가 있음이 지적됐다.
연구진은 신경증이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는 특정 경로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정동장애저널(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에 ‘Neuroticism, loneliness, all-cause and cause-specific mortality: A 17-year study of nearly 500,000 individuals’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