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듯 복통" 뱃속에 '이것' 뭉치가"...한 살 때부터 삼켰다, 왜?

뱃속 머리카락 뭉치 4시간 만에 제거...라푼젤 증후군이란?

뱃속에서 머리카락 뭉치가 발견된 미국의 9살 소녀 사연이 공개됐다. [사진=영국 매체 데일리메일 보도 갈무리 / SWNS ‘MeganSayce’]
뱃속에서 머리카락 뭉치가 발견된 미국의 9살 소녀 사연이 공개됐다.

최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노퍽주에 사는 소피아 고스(9)는 작년 12월 극심한 복통을 느끼며 잠에서 깼다. “죽을 것 같다”고 말하며 깨어난 소피아의 모습에 그의 어머니인 메건 세이스는 “그렇게 고통스럽게 비명지르는 것을 처음 들어봤다”고 말할 정도였다.

급히 병원을 찾은 소녀의 뱃속에서 머리카락 뭉치가 발견됐다. 소피아가 스스로 배꼽 만한 크기의 머리카락 덩어리를 삼킨 것이다. 소피아가 머리카락을 씹어 먹는 일은 처음이 아니다. 소피아는 생후 18개월부터 머리카락을 먹는 습관을 갖고 있었다. 잠들기 전 진정을 위한 소피아만의 방법이었다.

메건이 소피아의 머리에 올리브오일을 발라보기도 했지만 습관을 고치기 어려웠고 결국 이번처럼 수술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소피아는 약 4시간 30분에 걸친 수술을 받고서야 머리카락을 제거할 수 있었다. 이후 소피아는 10일간 입원하며 치료한 뒤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건은 “소피아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면 패혈증에 걸렸을 것이고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모른다”며 “머리카락을 씹거나 빠는 것만으로도 문제는 생길 수 있어 부모가 이런 습관을 고치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머리카락 뽑고 먹는 라푼젤 증후군...스트레스‧불안 등 심리적 요인이 영향 줘

소피아처럼 자신의 머리카락을 반복적으로 뽑고 먹는 행위는 ‘라푼젤 증후군’이라고 한다. 긴 머리카락을 가진 동화 속 공주 라푼젤의 이름에서 유래됐으며 식모벽이라고도 한다. 라푼젤 증후군은 충동조절장애의 일종으로 주로 아동기나 청소년기에 나타난다. 스트레스 등 심리적 요인과 뇌의 세로토닌 체계에 이상이 생기는 생물학적 원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라푼젤 증후군은 흔히 정서불안 등을 해소하기 위해 머리카락을 뽑는 발모벽에서 시작된다. 머리카락을 뽑을 때 만족감과 안도감 등을 느끼는 것에 이어 머리카락을 씹거나 삼키는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환자는 식욕 부진‧심한 복통 등 호소...위장에서 머리카락이 공처럼 뭉치기도 해

삼킨 머리카락은 위장에서 소화되지 못해 각종 소화기 질환을 유발한다. 환자는 식욕 부진, 구토, 변비, 설사 등을 겪고 사연 속 소녀처럼 극심한 복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머리카락이 위장에서 공처럼 뭉치는 모발위석이 생길 수도 있다.

모발위석은 소화되지 않는 머리카락을 수년간 반복적으로 먹으면 소화기관에 쌓여 크기가 커지고 단단한 돌처럼 만들어진 것이다. 라푼젤증후군 환자의 3분의 1 이상은 모발위석이 발견된다는 보고가 있다.

위석은 장기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지 않는 이상 눈에 띄는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다. 하지만 크기가 커질수록 메스꺼움, 복통 등을 유발한다. 위장, 소장 등을 막아 궤양이나 장폐색 등을 유발해 소화기관을 망가뜨리는 신호다. 심하면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2017년 영국의 또다른 소녀가 라푼젤증후군으로 소화기관이 막혀 사망한 사례가 있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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