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원 분당서울대병원 입원전담진료센터·윤형진 서울대병원 의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에 등록된 국내 40~65세 건강검진 수검자 360만여 명의 자료를 분석해 체중이 반복적으로 오르내리는 '체중 사이클'과 조기 치매 발생의 관계를 연구한 결과를 2일 밝혔다.
중년기 이후 갑작스러운 체중 변화는 건강 적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급격한 체중 증가 혹은 감소는 암, 심혈관질환, 당뇨병, 면역력 저하 등 다양한 중증 질환, 그리고 치매 등 인지장애와의 연관성이 깊다. 체중 변동이 클수록 사망률 또한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1~2년 간격으로 5회 이상 검진을 받은 환자들을 10년간 추적 관찰한 데이터를 활용, 체중 사이클의 변동 폭을 이전 체중 대비 △3% 이상 △5% 이상 △7% 이상 △10% 이상(줄거나 늘거나) 네 구간으로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3% 이상 체중 변동 사이클을 경험한 환자에서 치매 발생 위험도는 3% 미만의 정상군 대비 1.2배 증가했다. 같은 비교로 10% 이상 환자군은 2배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병 평균 나이는 58세로 조기 치매에 해당하는 연령대다.
또한 추적관찰 기간인 10년간 변동 폭이 10% 이상인 체중 사이클을 2회 이상 경험할 때 치매 위험은 2.5배까지 증가했다. 체질량지수(BMI)가 낮은 사람보다는 25 이상, 즉 비만인 사람이 체중 변동의 위험성이 더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체중이 빠졌다가 증가하거나, 체중이 증가했다가 급격하게 감량하는 등 체중 사이클이 크고 잦을수록 뇌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조기 치매 발병률을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류지원 교수는 "체중의 지나친 변동은 대사 스트레스 등 인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중년 이상에서는 적정한 체중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안정적 관리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 연구와 치료(Alzheimer’s Research & Therap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