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차신경통 수술...'테플론 펠트'는 해법 아냐"

봉생기념병원 이상훈, '제5회 아시아MVD학회'에 한국대표로 나가 특강

봉생기념병원 이상훈 의무이사(신경외과)가 지난 20~22일 중국 베이징 차이나팔래스호텔에서 열린 ‘제5회 아시아MVD학회’에서 한국대표로 참석했다.

[사진=봉생기념병원]
MVD(Micro-vascular Decompression, 미세혈관감압술)는 뇌혈관이 뇌신경을 압박하여 발생하는 신경외과 질환을 치료하는 수술법. 주로 얼굴 한쪽에 나타나는 ‘반측성 안면 경련’, 얼굴에 벼락이 치는 듯 극심한 통증을 불러오는 삼차신경통(三叉神經痛)을 낫게 하는 유일한 완치법으로 꼽힌다.

전신마취 후에 머리뼈를 열어 뇌혈관을 신경과 떨어뜨려야 하는 개두술(開頭術)의 일종이어서 신경외과 전문의들도 바짝 긴장한다. 이에 병원에선 흔히 혈관과 신경이 닿는 부위 사이에 선형의 ‘테플론 펠트’(Teflon-felt)를 끼워 이 둘을 떨어뜨리는 방식을 택한다

그에 반해 이상훈 의무이사는 “오랜 임상 경험으로 볼 때, 테플론 펠트를 끼우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테플론 펠트가 움직이면서 삼차신경통이 재발하거나 예상치 못한 여러 부작용이 생긴다”고 했다. 수술 합병증 중엔 감염, 청력 감퇴, 안면 감각 이상 등이 있다.

머리 열어 하는 MVD 수술만 곧 "4,500례" 대기록 눈 앞에

이에 그는 신경외과 후배들에게 “재발 우려나 후유증을 미리 막기 위해선 신경을 누르는 혈관을 인근의 다른 위치로 살짝 옮겨 고정하는 ‘전위술’(轉位術)로 바꿔 시행해야 한다”는 점을 늘 강조한다. 이상훈 의무이사는 MVD 수술만 4,000례를 달성한 이 분야 국내 최고수. 이제 “통산 4,500례 달성”이란 대기록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독일의 세계적인 의학출판사 ‘슈프링어’(Springer)가 지난해 펴낸 ‘삼차신경통’(Trigeminal Neuralgia: A Comprehensive Guide)은 물론, 올해 나온 국내 신경외과 의사들 교과서(‘정위기능신경외과학’)에도 삼차신경통의 진단과 수술법 부분을 집필했다.

이번 ‘제5회 아시아MVD학회’에 ‘한국대표’로 참석한 그는 중국, 일본, 타이베이 신경외과 의사들 앞에서도 ‘삼차신경통’에 대한 치료법을 강의했다. 아주 큰 동맥이 삼차신경통이나 안면 경련의 원인 혈관일 때 어떻게 치료하느냐(“How can we treat large artery offender in MVD surgery?”)는 것.

그는 이날 “이런 경우엔 단순한 ‘테플론 펠트’ 삽입술로는 치료가 되지 않고 ‘고어텍스 벨트’(Goretex belt)를 이용한 ‘슬링’(sling technic) 방법으로 수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베이징 '제5회 아시아MVD학회'에 한국대표로 참석한 이상훈(앞줄 왼쪽에서 네번째). [사진=봉생기념병원]

아시아MVD학회, 제6회는 일본 도쿄에서, 제7회는 다시 한국에서

한편, 아시아MVD학회는 MVD 수술을 하는 한국, 중국, 일본, 타이베이 신경외과(NS) 전문의들이 2년마다 각국을 순회하며 개최하는 국제학회. 2019년 11월 부산 해운대(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제3회 아시아학회는 그가 직접 회장으로 주관하기도 했다. 내년(2025년)엔 일본 도쿄에서 제6회 학회가 열리고, 7회(2027년)는 다시 한국(서울)에서 열린다.

또 올해 12월엔 12~14일 중국 상하이에서 ‘세계MVD학회’가 열린다. 이땐 미국, 유럽, 인도 등 전 세계의 신경외과 의사들이 두루 참석한다. 이때도 이상훈 의무이사는 한국대표로 참석한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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