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까다로운 입맛...부모 아닌 '이 탓?"
어린이 편식, 유전적 영향 커…유아기 초기 개입도 중요
어린이의 편식은 환경보다 유전자의 영향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 킹스칼리지 런던, 리즈대 연구진이 주도한 이번 연구에서는 2007년에 태어난 영국의 일란성 쌍둥이 및 이란성 쌍둥이(non-identical twins) 2400쌍을 대상으로 어린이의 초기 생애 및 성장, 행동을 조사하는 쌍둥이 코호트 연구(Gemini twin cohort)의 자료를 토대로 했다. 이 연구에 참여한 아이의 부모들은 자녀 나이 생후 16개월 및 3세, 5세, 7세, 13세가 되는 시점에 설문을 통해 아이의 식습관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분석에 따르면, 두 쌍둥이 그룹을 비교했을 때 편식에 있어 일란성 쌍둥이 그룹에서 훨씬 더 높은 유사성을 보였다. 이는 아이가 새로운 음식을 시도하길 얼마나 꺼리는가에 있어 유전적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으로 보여준다.
자세히 보면, 아이의 편식은 7세 무렵에 최고조에 달해 이후로 약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식에 대한 유전적 영향은 생후 16개월에 60%에서 3세에 83%로 유아기를 지나며 크게 증가하다가 이후부터 13세까지 비교적 안정적(70% 이상)으로 유지됐다. 한편, 가정에서 어떤 음식을 먹느냐 등 환경과 관련된 요인은 유아기에만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이가 자람에 따라서는 각자가 겪는 독특한 개인적 경험이 편식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연구진은 “편식의 차이가 유전적 요인에 크게 기인한다는 이번 연구 결과가 부모에 대한 비난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유전적 요인이 편식에 주로 영향을 미치지만 환경적 요인도 보조적인 역할을 하므로, 같은 음식에 꾸준히 반복적으로 노출시키고 다양한 과일 및 채소를 제공하는 등 아이가 다양한 음식을 섭취하도록 어릴 때 개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에는 참여하지 않은 애스턴대 아동발달 심리학 연구원 아비게일 피커드는 “편식은 어린이에게 보이는 매우 흔한 현상”이라며 “부모는 식사시간에 편안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음식을 권력다툼의 주제로 만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는 《아동 심리 및 정신의학 저널(The Journal of Child Psychology and Psychiatry)》에 “Nature and nurture in fussy eating from toddlerhood to early adolescence: findings from the Gemini twin cohort”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