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구강암, 제대로 알고 가자
[김현정의 입속 탐험]
구강암은 입안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악성종양을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치과에서 발견되고 구강악안면외과와 이비인후과에서 치료하고 있습니다. 일년에 발생하는 환자가 1000명 이내이며, 구강암을 전문적으로 수술하는 병원은 전국적으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구강암은 인구 10만명당 1.5건입니다. 남자가 여자보다 약 2배 더 많이 발생했습니다. 60세 이상 노인에서 70% 이상 발생한다는 점에서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구강암도 함께 증가할 것입니다. 그런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4~2018년 구강암으로 진료받은 남성은 1974명에서 2629명으로 약 33% 증가해, 남성에서 열번째(2.1%)로 많이 생기는 10대 암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사람들이 느끼는 구강암 증상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입안이 헐었다.
- 입안에 하얗거나 붉은 게 보인다.
- 혀나 입안이 아프다.
- 입안에 혹이 만져진다.
- 이가 갑자기 흔들리거나, 이를 뽑은 후 상처가 아물지 않는다.
- 목에 혹이 만져진다.
구강암의 초기 증상은 구내염과 유사해 종종 구내염으로 오인될 수 있습니다. 특히, 구내염으로 보이는 증상이 2주간 자연 치유가 되지 않고, 염증 양상이 구내염과 다른 경우 구강암으로 진단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구내염은 혀나 입안 점막에 어디에나 생기며, 대개 2~3 mm의 궤양으로 2주 정도 고생하면 저절로 치유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구강암은 궤양이 치유되지 않거나 점차 진행되는 특성을 보일 수 있습니다. 구강암은 치과의사의 눈으로 입안 궤양의 생김새를 보고 시진하고, 손으로 병소의 유무를 판단하는 촉진 등이 간단하면서도 믿을 수 있는 진단법입니다. 다행인 것은 구강암 발생은 구내염에 비해 매우 드물고, 2~3주가 지나도 아물지 않는 구내염을 구강암으로 의심하여 전문병원에 오는 분이 많은데, 이런 경우도 대개 양성인 편평태선(oral lichen planus)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양성인 편평태선도 약 1~2%에서 구강암으로 전이될 수 있으니 잘 관리해야 합니다.
구강암은 단단한 암종으로 항암치료가 쉽지 않아 수술로 제거해야 합니다. 밖에서 보이지 않는 위장관 암에 비해 구강암은 얼굴에 발생한 암이므로 수술로 충분한 제거가 되지 않아 방사선치료를 하게 됩니다. 잘 못 먹고, 수술에 따른 얼굴 변형과 입이 마르는 방사선 치료 부작용을 생각하면 암 중에서 삶의 질을 가장 나쁘게 하는 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일년에 최소 한 번 정기적으로 정기검진을 받고 치석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구강암의 위험 요인은 무엇일까요?
구강암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도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의심되는 위험 요인으로는 흡연, 음주, 바이러스, 방사선이나 자외선, 식습관과 영양결핍, 유전적 감수성 등이 있습니다. 흡연은 구강암 발생과 강력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2배 이상 위험합니다. 그 근거로 구강암 환자의 약 72%가 흡연자였으며 이 중 약 60%가 하루에 한 갑 이상 흡연을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또한 흡연과 음주를 같이 하면 구강암 상대위험도가 약 30배 이상 높아진다고 합니다. 100세 장수시대에 금연 금주는 필수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자궁경부암의 원인으로 알려진 사람유두종바이러스 감염과의 연관성인데, 구강암의 약 15~50%에서 사람유두종바이러스가 발견되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비타민이나 철의 결핍, 아연, 구리 등의 부족과 방사선이나 자외선 노출, 잘 맞지 않는 보철물이나 치아 등으로 구강점막에 계속되는 자극, 그리고 무엇보다도 불량한 구강관리 등도 구강암 발생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 무서운 구강암을 예방할 수 있을까요?
어려서부터 몸에 익힌 건강한 생활습관이 구강암을 예방하는데 가장 효과적입니다. 위험인자인 흡연과 음주를 하지 않고, 평소 올바른 구강관리 지식을 바탕으로 나에 맞는 구강관리를 제대로 하며, 야외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은 입술에 자외선 차단제를 수시로 발라야 합니다. 구강암 뿐만 아니라 모든 암 예방에 중요한 영양은 식사 때마다 비타민 A, 비타민 C, 비타민 E 등이 풍부한 신선한 과일과 녹황색 야채를 챙겨 먹어야 합니다. 이때 동물성 지방과 포화지방 또는 정제된 탄수화물의 과도한 섭취는 자제해야 합니다. 잘 맞지 않는 틀니나 오래 사용해 날카로운 보철물은 주기적인 검진을 통해 관리해야 합니다.
<참고자료>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 2022년 12월 발표자료
구강암, 국가암정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