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 늘어진 눈꺼풀, 잘라내면 해결될까?
[박준규의 성형의 원리]
최근, 어머님의 눈 수술 상담을 위해 내원하신 분이 꺼낸 말씀입니다.
"저희 엄마 눈꺼풀이 처져서 눈가쪽이 짓무르고 고생이세요. 눈 밑 지방도 불룩하게 튀어나왔는데요. 엄마가 상안검이랑 하안검 성형술을 알아보셨대요. 그런데, 전 상안검, 하안검 수술 안 시키고 싶어서 엄마 모시고 왔어요."
과거 성형외과에서 가장 자주, 그리고 널리 시행했던 수술 두 가지를 꼽자면 '상안검 성형술' 과 '하안검 성형술'일 것입니다. 늘어지고 처진 윗눈꺼풀과 아래 눈꺼풀의 남는 살을 잘라내고 봉합하는 수술입니다. 그런데, 이 수술의 시행이 현재는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윗눈꺼풀의 늘어진 피부를 잘라내고 봉합하는 상안검 수술의 시행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특유의 '사나운 느낌' 때문입니다. 우리 몸에서 가장 얇은 피부인 눈꺼풀 피부를 잘라내면 두껍고 딱딱한 인상의 눈꺼풀이 되기 쉽습니다.
또한, 눈꺼풀이 처진 원인은 단지 늘어진 눈꺼풀 피부 때문이 아닙니다. 이마 전체가 아래로 처지면 눈썹이 눈꺼풀을 아래로 누르며 눈과 눈썹이 가까워집니다. 무거운 눈썹 때문에 눈꺼풀이 처진 경우, 그 원인은 당연히 눈꺼풀 피부가 아니라 이마와 눈썹에 있습니다. 원인과 상관없이 얇은 눈꺼풀 피부를 잘라내면 사납고 딱딱한 인상이 되기 쉽습니다. 이때는 내시경 수술로 눈썹과 이마를 끌어 올려 근본적인 원인을 개선해야 자연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마와 눈썹이 처지지 않은 경우라도, 상안검 성형술이 최선은 아닙니다. 부드러운 인상을 위해서는 가능한 눈꺼풀의 얇은 피부를 보존하는 것이 좋습니다. 눈썹이 처지지 않은 경우엔, 눈썹 아래의 피부를 잘라내는 '눈썹 하 거상술'로 처진 눈꺼풀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얇은 눈꺼풀 피부를 제거하지 않으므로 역시 인상이 사나워지지 않습니다.
하안검 수술은 아래쪽 눈꺼풀의 늘어진 피부를 잘라내는 수술입니다.
하안검 수술도 매우 널리 시행되던 수술이지만 지금은 역시 그 시행이 크게 줄었습니다. 하안검 수술 시 늘어진 눈꺼풀을 잘라내는 과정에서 눈꺼풀의 피부와 근육을 함께 절개하는데, 이 과정에서 아래 눈꺼풀 근육이 약화되거나 피부가 너무 절제되어 부족해지면 눈꺼풀이 뒤집히는 '안검 외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회복기에 일시적으로 근육이 약화되는 경우까지 포함하면 수술 후 눈꺼풀이 뒤집히는 불편함으로 고생하는 분들은 드물지 않습니다. 모양 면에서도, 눈 아래 얇은 피부와 근육이 절제되어, 애굣살의 자연스러운 굴곡이 사라지기도 한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당연하게도 하안검 성형술에서 항상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 수술의 시행이 크게 줄어든 것은 수술법의 발전으로 대안들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아래 눈꺼풀을 많이 잘라내는 것이 아니라, 불룩하게 돌출된 지방 주머니를 개선해 주는 '눈밑지방재배치'가 대표적입니다. 눈밑지방재배치는 아래 눈꺼풀 안쪽 결막을 따라 절개하여 피부와 근육을 자르지 않으므로, 눈꺼풀이 뒤집히는 문제가 크게 감소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때로는 근육을 절개하지 않고 피부만 얇게 잘라내는 식으로 아래 눈꺼풀의 지지 근육을 약화시키지 않으면서 늘어진 피부를 정리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시행된 수술의 결과를 보면 상, 하안검 성형술보다 더 자연스럽고 편해 보입니다.
늘어진 피부를 많이 잘라내고 주름 하나 없이 팽팽하게 당기면 수술 결과도 더 좋을 것 같지만 자칫 어색하고 사나워지기 쉽습니다.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교정하여 자연스럽고 편안한 인상을 주는 수술의 결과가 훨씬 더 나아 보인다는 것은 저만의 생각이 아닐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