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부울경 대표병원은 울산대, 동아대병원?”
정부가 곧 발표할 ‘제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결과에 앞서 서울 빅5(Big5)를 비롯한 전국 대형병원들 성적표가 나왔다.
상급종합병원, 즉 ‘3차병원’에 지정되기 위해 전국 병원들이 신청한 자료들과 현장 실사 등을 통해 매긴 상대평가 결과다. 현재의 ‘제4기 상급종합병원’ 45곳에 ‘제5기’로 새로 신청한 12곳까지 57곳을 대상으로 했다.
전체 환자 중 ‘중증’ 환자 비중이 얼마나 되느냐부터 전반적인 진료 기능, 교육 기능, 인력, 장비, 시설 등 다양한 항목들 점수를 합산한 결과다. 즉, 진료부터 연구와 교육까지 두루 잘 하고 있느냐에 대한 평가로 ‘제5기’(2024~26년) 지정의 당락을 좌우할 핵심 지표이기도 하다.
그 결과, 흔히 알려진 것과 달리 빅5(Big5) 위상이 예전 같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번 성적표에선 ‘분당서울대병원’이 상대평가 102.47점을 받아 새롭게 전국 1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예상과 달리 서울대병원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빅5' 위상 예전 같지 않다...울산대병원, 동아대병원은 전국 '톱10'에
나머지 서울아산, 서울성모, (신촌)세브란스, 삼성서울병원 등은 그나마 10위권 안에 들었다. 또 울산대병원, 강남세브란스, 동아대병원, 성빈센트병원, 중앙대병원이 ‘톱(top)10’ 안에 들었다.
빅5와 수도권 병원들이 득세하고 있는 우리 의료계에서 부울경의 울산대병원과 동아대병원이 놀라운 성적을 보여준 셈이다. "병원 규모만이 아니라 내용과 질(質)까지 고려하면 부울경을 새롭게 대표하는 병원들은 이들"이라는 얘기도 가능하다.
특히 울산대병원(병원장 정융기)은 지난 ‘제4기' 선정 과정에서도 전국 10위 안에 들었던 만큼 ‘지방’병원이란 한계를 이겨내고 이제 ‘전국구’ 대열에 본격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이번에 새로 들어간 동아대병원(병원장 안희배)은 환자 구성 및 회송 체계를 평가하는 ▲전문질병군 환자 비율 ▲의원 중점 외래질병 비율 ▲경증 회송률 등에서 모두 평균을 크게 웃돌며 좋은 성적을 받았다.
또 한 가지, 이번에 ‘제5기’에 신규 진입하겠다고 신청한 부울경 3개 병원 향방도 관심거리다. 고신대복음병원, 해운대백병원, 창원경상국립대병원.
현재 부울경엔 부산대병원, 동아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인제대부산백병원, 울산대병원(이상 ‘경남동부권’)과 경상국립대병원, 삼성창원병원(이상 ‘경남서부권’) 등 7곳만 ‘제4기’에 지정돼 있다.
그런데 정부는 ‘제5기’엔 전체 병상수를 2160개만 더 늘리기로 묶었다. 그럴 때 기존 45곳 외에 추가로 들어갈 수 있는 병원은 전국에 걸쳐 많아야 2~3곳뿐.
하지만 서울권과 경기권 ‘3차병원’들만 해도 병상수가 이미 1900개 이상 늘어난 상황에서 지방에 새로 배정해줄 여유분이 거의 없다는 것이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