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외국의 성형 환자만 유치할 것인가
[김영훈의 참의사 찐병원] 진정한 의료관광의 모습
여행 사이트인 익스피디아(expedia)에 들어가 존스홉킨스병원 호텔을 입력하면 약 615개 정도가 소개돼있다. 도시 전체로 확산하면 숙소는 엄청나게 늘어난다. 이 병원이 있는 볼티모어가 미국 역사에서 중요한 도시이기에 관광객이 많은 것도 이유이지만 병원을 이용하려는, 전 세계에서 온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병원 안에도 일류 호텔이 있다.
2018년 나는 존스홉킨스병원에서 연구를 하고 있었다. 어느날 호텔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다가 옆 테이블에 앉은 노부부와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그들은 시애틀에서 온 부부였다. 미대륙에서 시애틀은 서쪽 끝에 있고, 볼티모어는 동쪽 끝에 있다. 대략 3800km로, 만약 기차나 버스 등의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3일 넘게 걸린다. 나는 궁금해서 물었다.
“그렇게 먼 곳에서 여기까지 무슨 일로 오셨어요?”
노부인이 대답했다.
“제가 수포성 표피 박리증에 걸려서 치료하러 왔지요.”
이 병은 희귀질환이다. 미국에서도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이 몇 곳에 불과하다. 노부부는 병원 호텔에 한 달 가까이 머물면서 정기 치료를 받았다. 그런 환자들은 노부부뿐이 아니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부자 환자들이 병원 인근 호텔에 장기간 머물면서 완치한 뒤 돌아가는 일이 많았다.
병원 하나로 도시 하나가 엄청난 경제적 수익을 올리는 셈이었다. 나는 그때 세계적 명성의 병원이 왜 필요한지 절감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도 외국인들이 병원에 오기 위해 입국하는 일이 늘고 있다. 코로나 19 탓에 증가세가 주춤하다가 최근 다시 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몇몇 분야, 일부 병원에 국한돼 있다. 성형 분야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 분야도 중요하지만, 질병 치료가 우선이어야 한다.
“○○○병은 한국의 ○○○ 병원에 가면 완치될 수 있어.”
“○○○병은 한국의 ○○○ 의사가 제1의 권위자야.”
이런 인식을 세계인들에게 심어야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난치 중증 질병 치료를 위해 우리나라 병원에 오는 외국인은 아직 많지 않다. 미래의 병원과 의사들은 좀 더 치열하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들도 병원과 연구소의 성장과 고도화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세계적 병원과 대학에서 경쟁력 있는 의사와 연구자들의 상당수가 석좌 기금(Endowment)을 받고 있는 것은 우수 인재 확보와 영입에 매우 중요한 환경이 되고 있다.
세계적 기업들이 한국의 헬스케어 분야에 투자하도록 해, 선진 일류 병원과 제휴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병원에 간섭하는 것이 아니라 병원이 더 잘되게 투자하여 질병의 치료와 감염 예방, 신약 개발, 연구 등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나아가 지멘스, 필립스 등 세계적 메디컬 기업들이 한국에 들어와 연구소와 생산 시설을 세우고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도 조성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도 이러한 일에 적극적 노력을 보태면 과실은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풍성하게 열릴 것이다.
참 맞는 말씀 입니다.교수님 존경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