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55시간 이상 근무... "머리 더 나빠진다?"
오랜 시간 근무는 담배만큼 두뇌 건강에 나빠
근무 시간이 길면 피로가 누적되고 신체 활동은 줄어들기 쉽다. 이 때문에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장시간 근무는 여러 가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선 우울증 위험이 증가한다.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규만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주 69시간 이상 근로자는 주 40시간 근로자 대비 우울증 위험이 2.0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근무 시간이 길수록 흡연과 고위험 음주를 할 가능성이 크고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수면을 할 가능성은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강모열 교수·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이동욱 교수 연구팀은 평균 근무시간과 건강 관련 생활습관 위험요인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주 52시간 이상 근무하는 사람은 주 40시간 근로자보다 흡연 가능성은 21% 높았으며, 흡연량은 6.7% 많았다. 고위험 음주 가능성은 12%, 음주량은 9.1% 더 많았다. 규칙적인 운동을 할 가능성은 20% 낮았고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2.8% 더 짧았다.
또한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 연구팀에 따르면 주 41~48시간 근무하는 사람은 주 35~40시간 근무자보다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10% 높았다. 주 55시간 이상 근무자는 뇌졸중 위험이 33%까지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일주일에 55시간 이상 근무하는 사람은 단기 기억 및 인지 능력이 떨어지면서 나이 들어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핀란드 산업보건연구소 마리아나 비르타넨 박사 팀은 1997~99년과 2002~04년 두 번에 걸쳐 영국인 성인 남녀 2214명을 대상으로 근무 시간과 두뇌 능력의 관계를 조사했다.
전체 조사 대상자 중 주 55시간 넘게 일하는 사람은 8%, 주당 40시간 아래로 일하는 사람은 39%였다. 연구팀은 대상자들의 지능, 단기 기억 능력, 단어 회상 능력, 단어 사용의 유창성 등을 테스트했다.
그 결과, 일주일에 55시간 이상 일하는 사람은 40시간 이하로 일하는 사람보다 단기 기억력, 인지 능력 테스트에서 훨씬 낮은 점수를 받았다.
연구팀은 “장시간 근무가 심혈관 질환 등 몸에 피해를 준다는 해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졌지만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연구되지 않았다”며 “이번 조사를 통해 장시간 근무는 심리적 스트레스 정도를 높임으로써 담배가 뇌에 악영향을 미치는 정도의 피해를 주고, 결국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Long Working Hours and Cognitive Function)는 ‘미국 역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Epidemiology)’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