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 약 먹을 때 피해야 하는 영양제는?

[노윤정 약사의 건강교실]

고지혈증 치료제 복용 중에는 홍국을 함께 섭취하는 것은 피해야 하며, 약으로 조절이 잘 되고 있다면 별도의 콜레스테롤 개선 영양제는 먹지 않아도 된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온라인 건강상담에서 나오는 단골질문. 바로 이 약을 복용할 때 이 영양제 먹어도 되나요? 하는 내용의 질문이다. 약과 영양제 모두 종류가 워낙 다양해서 모든 사례를 정리할 수 없지만 대표적 다빈도 질문과 최근 섭취 시 주의사항이 변경된 것을 반영해 정리해본다.

이소트레티노인 여드름약 복용 시 비타민A 함유 영양제 섭취 주의

여드름 치료에 복용하는 약의 핵심 성분은 ‘이소트레티노인’이다. 이 성분은 비타민A 유도체로서, 우리 몸에서 비타민A와 같은 생리적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A는 레티놀 형태로 흡수된 후 레티날을 거쳐 레티노산으로 전환된다. 중간 대사체 ‘레티날’은 어두운 곳에서 시각기능을 유지하는 로돕신 생성에 쓰이고, 최종 대사체 ‘레티노산’은 레티노산 수용체에 결합해 세포 분화 및 세포의 죽음(세포자멸사) 신호를 조절해 피부와 점막의 건강상태를 유지한다. ‘이소트레티노인’은 최종 대사체인 레티노산의 구조를 활용한 것으로, 우리 몸에서 대사되어 레티노산 수용체에 잘 결합하는 물질로 바뀐다고 예상된다.

적정량의 비타민A 섭취는 피부와 점막 세포 재생을 돕지만, 과도한 비타민A 섭취는 반대로 피부나 점막의 건조감을 심화시킨다. 여드름 치료제는 과도한 비타민A 섭취로 인한 이상반응을 약의 효과로 활용해, 이소트레티노인이 피지선 세포 증식을 막아 피지 분비를 억제해 여드름을 치료한다. 그런데 얼굴의 피지세포에만 영향을 주는 게 아니라 전신 피부를 포함해 눈 점막 등 다른 세포 사멸에도 영향을 주어 피부나 입술의 건조함, 눈의 건조함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여드름약을 복용할 땐 비타민A 영양제를 추가로 먹으면 비타민A 과량 섭취로 눈이나 피부의 건조감 및 간 수치 증가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단, 먹는 여드름약으로 항생제만 처방받았거나 바르는 항생제를 처방받았다면 비타민A를 함께 섭취해도 관계없다.

갑상샘호르몬 레보티록신 복용 시 미네랄 영양제와 최소 4시간 이상 간격 떼야

레보티록신은 합성 갑상샘 호르몬으로, 갑상샘 기능 저하증이나 갑상샘암 수술 후 줄어든 갑상샘 호르몬 보충을 위해 복용하는 약의 성분이다. 갑상샘 호르몬은 체내의 모든 세포와 기관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성장 및 분화할 수 있도록 신체의 모든 에너지 대사를 조절한다. 갑상샘 기능 저하증은 갑상샘 호르몬 부족으로 전반적인 대사속도가 느려져 무기력과 피로를 심하게 느끼고, 식욕 감소로 먹는 양은 줄지만 체중이 증가하고, 추위를 참지 못하는 등 건강 다방면에 문제를 일으킨다.

갑상샘암 수술 후 복용량이나 기간은 절제부위 및 환자의 예후에 따라 다르지만, 갑상샘 기능 저하증은 대개 평생 또는 장기간 레보티록신을 복용한다. 레보티록신은 복용량이 매우 적고 흡수율이 낮아 음식물이 흡수를 방해받지 않도록 반드시 아침 공복에 복용해야 한다. 간혹 아침 공복을 음식먹기 바로 전으로 생각하고 복용하는 분이 있는데, 레보티록신의 치료 효과를 높이려면 최소 음식 섭취 30~60분 전에 복용해야 한다. 특히 음식에 함유된 칼슘, 아연, 철분 등 미네랄 성분이 레보티록신의 흡수율 감소에 영향을 준다. 영양제로 먹는 미네랄 섭취량은 음식에 함유된 것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미네랄 영양제는 레보티록신 복용 후 최소 4시간 이상 간격을 두고 먹어야 약의 효과를 방해하지 않는다. 따라서 가능하면 레보티록신은 아침 공복에 먹고 미네랄 함유 영양제는 점심 이후에 먹는 것을 권한다.

콜레스테롤 약 복용 중에는 홍국 병용 섭취 피해야

홍국은 혈중 콜레스테롤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의 기능성이 있는 건강기능식품 원료다. 쌀(찐쌀을 제외)에 홍국균을 접종해 고체 발효시킨 후 분말화 해 만든 것으로, 핵심 기능성분은 모나콜린-K (monakolin-K)다. 그런데 이 성분이 콜레스테롤 저하 치료제로 쓰이는 로바스타틴과 같은 구조로 알려져 있고, 홍국 섭취 후 이상반응을 조사한 네덜란드, WHO, FDA 등 다수 기관의 분석 결과에서 근골격계 및 소화기계, 간 질환 등 콜레스테롤약 복용 후 이상반응과 유사한 사례가 다수 확인되어 2021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재평가에서 간 질환이 있거나, 고지혈증 치료제 복용 시 섭취를 피할 것이라는 새로운 홍국 섭취 시 주의사항이 추가되었다.

따라서 고지혈증 치료제 복용 중에는 홍국을 함께 섭취하는 것은 피해야 하며, 약으로 조절이 잘 되고 있다면 별도의 콜레스테롤 개선 영양제는 먹지 않아도 된다. 만일, 건강한 식습관 조절용으로 약과 함께 콜레스테롤 영양제를 먹고 싶다면 폴리코사놀이나 감마리놀렌산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참고로 홍국의 새로운 주의사항 표기는 24년 1월 1일부터 적용되므로, 현재 홍국이 함유된 제품은 해당 주의사항이 표시되지 않은 것도 있다.

    노윤정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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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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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ik*** 2023-10-24 09:09:00

      고지혈증에 아주좋은 정보 입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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