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퇴근을 강남역으로 하는 A씨는 “매일 오가는 강남역은 유동인구가 엄청난데, 이렇게 사람 많은 곳으로 다니면서 모자를 둘러쓰고 무서워 보이는 사람만 봐도 불안에 떨게 된다. 어딘가에 흉기를 숨기고 언제든 나에게도 달려들 수 있다는 생각에 오금이 저린다”고 말했다.
신림역 근처에 산다는 B씨는 “7월에 신림역 사건이 일어난 후에는 집에 들어갈 때 한동안 돌아서 다녔다. 다른 출구를 이용했고 혹시나 하는 맘에 호신용 용품도 사서 가방에 넣고 다닌다. 어떻게 이런 난동이 정말 대한민국 우리가 살고 있는 생활 터전, 길 한가운데서 일어나고 있는지 …밖에 나다니기가 무섭다”고 호소했다.
이처럼 현장을 목격한 사람들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언론 보도 등으로 사건을 접한 많은 사람들도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가질 수 있다. 불특정다수를 향한 혐오와 분노가 실제로 어떤 위협적 행동으로 발현되고 끔찍한 결과를 마주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큰 충격에 빠진다. 언제라도 내 주변에서도 이 비슷한 사건이 발생될 수 있다는 생각이 체감상 더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트라우마나, 외상 후 스트레스는 불현듯 찾아오기도 한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김동욱 회장은 “PTSD는 사건 발생 수개월 후, 심지어는 1년 이상 경과된 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시간이 지나서 괜찮아져야 한다는 압박감은 스스로를 힘들게 할 수 있다”고 “목격한 사건으로 인해 상처를 받은 경우, 감정이 압도적이거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친다고 느낀다면 언제든지 전문적인 도움을 구해야 한다”고 전했다.
나도 모르게 주변 경계…, 모두가 스트레스 받고 있다는 뜻
끔찍한 장면을 직간접적으로 목격 한 후 어떤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면 국가트라우마센터가 제시한 외상후 스트레스 증상 체크리스트(아래)로 확인을 해보도록 한다.
△ 그 경험에 관한 악몽을 꾸거나, 생각하고 싶지 않은데도 그 경험이 떠오른다.
△ 그 경험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쓰거나, 그 경험을 떠오르게 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특별히 노력한다.
△ 늘 주변을 살피고 경계하거나, 쉽게 놀라게 된다.
△ 다른 사람, 일상활동, 또는 주변 상황에 대해 가졌던 느낌이 없어지거나, 그것에 대해 멀어진 느낌이 든다.
△ 그 사건이나 그 사건으로 인해 생긴 문제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거나, 자기자신이나 다른 사람에 대한 원망을 멈출 수가 없다.
이 중 2개 이상이면 외상 사건과 관련된 반응으로 불편감을 호소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3개 이상이면 심한 불편감을 받아 일생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으므로 도움이 필요하다.
흉기 위협 장면을 본 후 충격에서 벗어나기
흉기로 위협을 당하거나 혹은 잔인한 현장을 목격한 사람들에게 전문가들은 아래와 같이 행동할 것을 권고한다.
안전을 확보하라 = 먼저 중요한 것은 자신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즉각적인 위험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비슷한 상황을 보는 것 만으로 식은 땀이 나는 등 몸이 반응할 수도 있다. 도움을 요청하거나 긴급 서비스에 연락한다.
지지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라 = 목격한 사건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 가족, 또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연락하라.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감정과 경험을 공유하는 것은 사건을 처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전문적인 도움을 청하라 = 목격한 장면의 충격에서 바로 벗어나기란 힘들다. 상담사나 정신과 전문가의 지원을 고려해본다. 안전한 공간을 제공하고, 트라우마를 처리하며 대처 전략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자기 관리에 집중하라 = 자신의 신체적, 정서적 안녕을 돌본다. 운동, 취미, 명상 또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과 같이 편안함과 안정을 가져다 줄 활동에 참여한다.
미디어 노출을 줄여라 = 뉴스나 소셜 미디어에서 폭력적이거나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에 노출되지 않도록 노력한다. 비슷한 장면들을 보는 것 만으로 극단적인 기억을 유발할 수 있다.
감정을 인정하라 = 잔인한 장면을 직접 목격하거나 간접적으로 접한 후 생겨나는 어떤감정들을 판단 없이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트라우마를 관통한 후 다양한 감정을 느끼는 것은 정상적이다. 나쁜 감정이 든다고 해서 스스로 자책할 필요는 없다.
알코올과 약물 피하라 =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술을 마시고, 약물을 처방받아 복용하는 것은 일시적으로는 고통을 피해갈 수 있지만 오히려 불안과 우울감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완 기법을 활용하라 = 깊게 숨을 들이마시기, 점진적인 근육 이완, 명상과 같은 이완 기법을 통해 불안과 스트레스를 관리한다.
지지 그룹을 찾라 = 트라우마를 경험하거나 폭력적인 사건을 목격한 사람들을 위한 지지 그룹에 가입하는 것을 고려한다.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 연결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회복에 여유를 가져라 = 트라우마로부터 회복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며, 모든 사람의 과정은 다르다. 스스로에게 인내심을 갖고 천천히 회복할 수 있도록 여유를 주도록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