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인중-도톰한 입술이 대세?…잘못하다 흉터만
[박준규의 성형의 원리]
성형외과에서 여러 환자들을 만나 뵙다 보면, 이미 수차례 성형 수술을 받으신 분들이 많습니다.
성형외과 의사라고 해서, 성형수술 받은 곳들을 다 알지는 못합니다. 그런데, 수술한 티가 한눈에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주로 흉터가 눈에 잘 띄는 분들입니다.
여러 수술들 중 유난히 흉터가 잘 보이는 수술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인중 축소술'이나 '입술 확대술'처럼 입 주위에 흉터를 남기는 수술입니다.
한국인의 피부는 백인에 비해 흉터가 잘 생깁니다. 백인들은 우리보다 흉터가 훨씬 덜 생기므로, 때론 흉터에 구애받지 않고 수술하는 것처럼 느껴져 한국 의사들이 놀라기도 합니다. 그런데 백인들의 경우도 입 주위 수술은 흉터가 잘 남아 조심하는 부위입니다.
이곳의 흉터는 사진에서 뚜렷하지 않더라도,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면 눈에 잘 띄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을 하면서 입을 움직이면, 흉터 부위의 딱딱하고 어색한 느낌이 더 쉽게 보이는 것입니다.
특히, 입술 선을 따라 생긴 흉터는 확연하게 눈에 띄어 시선을 먼저 끄는 경우가 흔합니다.
입술이 얇고 인중이 길면 나이 들어 보이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이런 입술을 교정하고 싶은 분들이 종종 '인중 축소' 혹은 '입술 확대' 수술을 원하십니다. 더 나은 수술법들이 있지만, 흉이 잘 보이는 입술 라인을 따라 절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중의 피부를 절제하여, 인중은 짧아지면서 동시에 입술은 두꺼워져 더 젊어 보일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 수술 결과를 보면, 어려 보이는 효과는 크지 않고 어색한 흉터만 눈에 띄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원치 않는 결과가 생기는 것은, 입술 선이 단순히 '선' 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입술에서 피부와 점막이 나뉘는 부분은 하얗게 보여 white line(백선, 백색선)이라고 부르는데, 이 하얀 선을 따라 도톰하게 돌출되어 있습니다. 이를 '화이트 롤' white roll(흰말이) 이라고 합니다.
뚜렷하게 돌출된 라인은 젊고 아름다운 입술의 특성으로, 나이가 들면서 점점 평평하고 흐릿해집니다.
인중이 축소되고 입술이 확대되면 어려 보일 것 같지만, 입술의 3차원적 돌출이 없어지면, 밋밋해지면서 젊은 입술의 특징이 사라집니다. 결국 나이 들어 보이면서, 눈에 띄는 흉터만 남기 십상입니다.
이 수술은 나이 들어 늘어지고 긴 인중에서 시행해야 흉터 걱정 없이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습니다. 젊은 분들에서는 입술 확대, 인중 축소 수술 대신 입술 필러나, 입술 확대 보톡스, 다른 수술법 등 여러 대체재가 있습니다.
이렇게 흉터가 보이는 분들께 여쭤보면 대부분 "다른 분들 사진을 보니 결과가 좋아서, 이렇게 흉이 보일 줄 몰랐어요."라고 하십니다.
물론 같은 수술을 하더라도 흉터가 깨끗하게 남아 눈에 거의 띄지 않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부위는 아무리 봉합을 잘 하고 관리를 잘 해도, 흉터가 눈에 띄는 분들이 일정 비율로 생깁니다. 그러니, 깨끗하게 흉터가 남은 분들을 보고 나도 그렇게 될 것이라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한번 생긴 흉터는 시간이 지나도 절대 없어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