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바다를 사랑한 몽골 의사 ‘남수’

니얌수렌과 친조릭, 고신대 복음병원에서 외과 연수받아

몽골 의사 두 사람이 지난달 10일부터 약 3주간 부산 고신대 복음병원(병원장 오경승)에서 외과 연수를 받았다.

니얌수렌 간빌렉(Nyamsuren Ganbileg)과 친조릭 문크자갈(Chinzorig Munkhjargal). 이들은 모두 몽골국립의대 출신으로 몽골 국립암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외과 의사들. 수도 울란바토르에 있는 몽골 국립암센터는 독보적인 암 수술 집도횟수에다 간이식도 100례나 기록하는 등 몽골에서 암 수술에 관한 한 최고 의료기관으로 꼽힌다.

이번 연수에서 간담도췌장외과 문형환 교수를 사사한 니얌수렌은 “복강경을 이용한 다양한 췌담도 수술에 대한 지견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사실 한국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삼성서울병원에도 다녀갔다. 미국 등 다양한 단기연수 프로그램 경험도 있는 그는 이번엔 신동훈, 문형환, 조지훈 교수의 간, 췌담도 수술을 세밀히 참관했다.

아예 작정하고 오전 8시부터 시작되는 첫 수술부터 밤 늦게까지 진행되는 마지막 타임까지 수술실에서 살다시피 했다. 그런 노력 덕분에 우리 발음과 비슷한 ‘남수’라는 애칭으로 불릴 정도로 의료진과의 친밀도 역시 높았다.

수술실 참관하는 몽골 연수의사 친조릭. [사진=고신대 복음병원]
그러고도 주말엔 부산의 해수욕장들과 관광지를 빠짐없이 둘러보았다. 특히 경북 경주에선 “황룡사 9층 석탑이 몽골군 침략 때문에 무너졌다”는 사실을 듣고는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특히 부산 바다를 사랑했다

그는 “몽골에선 제대로 된 물놀이를 할 수 없었다”면서 “개인적으로 부산과 고신대병원에 자주 오고 싶다. 너무 감사하고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했다.

이어 외과 서경원 교수에게 지도받은 친조릭은 위암, 대장암 수술 케이스를 무려 30차례나 참관했다.

이미 일본과 미국, 한국의 다양한 연수프로그램을 소화하고, 2018년 몽골이 펀딩한 ‘국가 소화기암 연구과제’에 참여하기도 했던 그였다. 몽골 친구 닥터 앙하가 지난해 하반기 고신대병원에서 먼저 연수를 받고 간 인연도 있었다.

그는 이번 연수에서 고신대병원 의료진의 수술 스킬에 깊이 감탄했다. 특히 복강경으로 능수능란하게 수술을 집도하는 의료진을 보며 “손이 정말 빠르다”며 놀라워했다. 몽골 현지에서는 복강경 수술이 아직 보편화하지 않은 상황.

틈날 때마다 주전공인 위장관 외과뿐 아니라 대장암 분야의 대장항문외과 수술도 두루 참관하며 경험을 쌓았다. 우리 의료기술이 아직 세계적 수준에 뒤지던 시절, 해외로 연수를 떠나 하나라도 더 배우려 애쓰던 우리 1세대 의료진들의 열정이 오버랩되는 순간들.

“한국문화에도 관심 많아"

그는 "주말마다 부산 구도심과 감천마을, 자갈치시장을 둘러보는 등 다양한 문화체험을 했다”면서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고신대병원 외과 역사와 장기려 박사님으로부터 시작된 기독교 의료문화에 대해서도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몽골 의사 연수는 부산시와 부산경제진흥원의 ‘2023년 의료기관 해외 진출 및 서비스연계사업 외국 의료진 연수사업’의 일환. 부산시와 고신대병원은 연수를 마친 2일, 이들에 한글과 영문으로 된 수료증도 전달했다.

사진 왼쪽부터 서경원,문형환 교수, 니얌수렌과 친조릭, 오경승 병원장. [사진=고신대 복음병원]
고신대병원은 이에 더해 7일부터는 부산과 울란바토르 몽골 국립암센터를 온라인으로 연결해 ICT 기반의 원격의료기술로 라이브(live) 수술과 집담회도 진행한다. 부산에서 해외와 연결해 라이브 수술을 원격으로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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