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명 발달장애인 놓고 울산 민관 엇박자

울산시는 24시간 긴급돌봄 서비스 시작, 병원계는 거점병원 신청 거부

울산의 발달장애인은 최소 5천 명을 넘는다. 공식 등록된 장애인만 5450명이다. 등록하지 않은 이들까지 고려하면 이를 훨씬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보호자 없이는 바깥 활동도 쉽지 않고, 그에 따라 한 가족이 몽땅 이들을 보살피느라 여력이 없다. 자칫 방심하기라도 자해(自害)나 타해(他害) 사건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들을 돌보는 의료시스템을 갖춰야 할 이유다. 그런데, 울산은 민관이 따로 가고 있다. 일선 병원들은 이를 피하고, 그 공백을 공공 부문이 겨우 메꾸고 있는 상황.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울산시는 이달 10일부터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24시간 긴급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3일 오후 남구 삼산로에 ‘발달장애인 긴급돌봄센터’를 개소하고, “보호자가 입원하거나 경조사 또는 신체적·심리적 소진과 같은 긴급한 상황이 있으면, 발달장애인을 일시적으로 돌봐줄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긴급돌봄센터는 9일까지는 시설 공개행사를 진행하고, 10일부터 실제 운영에 들어간다.

공간도 일반가정과 비슷하게 꾸몄다. 보호자가 발달장애인을 맡기면 일상생활 지원(세면, 목욕 등), 사회활동 참여(취미활동, 산책 등), 건강 및 식사지원과 야간돌봄 등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6세 이상부터 65세 미만의 ‘등록’된 발달장애인이면 이용할 수 있는데, 한번에 1~7일까지, 연간으론 최대 30일까지 이용할 수 있다.

하루 이용료는 3만 원.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및 차상위 계층은 절반만 내면 된다.

반면, 울산 병원계는 정부 ‘발달장애인거점병원·행동발달증진센터’ 공모가 지난달 26일 마감됐지만 한 곳도 신청하지 않았다. “지정돼도 정부 지원금이 작아 병원 경영에 부담만 된다”는 이유다.

결국, 울산 발달장애인들과 보호자들은 경남 거점병원인 양산부산대병원과 부산 거점병원인 온종합병원으로 달려가야 한다.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거점병원은 진료과목 간 협진 체계를 구축해 발달장애인 의료서비스를 체계적으로 제공한다. 또 자해(自害)나 타해(他害) 등 이들의 행동문제 치료도 가능하다.

하지만 여기에서 진료 받으려면 예약부터 치료까지 최소 한두 달은 기다려야 한다.

한편, 보건복지부 '2021년 거점병원 발달장애 이용자 현황'을 보면, 전국 거점병원 이용 발달장애인 8285명 가운데 30%가 넘는 2683명(32.3%)이 다른 지역 거점병원을 이용해왔다. 울산 245명도 거기에 들어있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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