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분만 운동해도…뇌기능 지켜 치매 예방 효과

[권순일의 헬스리서치]

운동하는 뇌 이미지
운동을 하면 뇌 건강을 지켜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치매는 정상이던 사람이 다양한 원인에 의해 뇌의 인지 기능이 상해서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증상을 말한다. 치매라는 단어는 질병명이 아니고 증상들의 모음을 말하지만 현재는 뇌질환으로 분류된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총리, 영화 ‘벤허’의 주인공 찰턴 해스턴 등 많은 유명 인사들도 치매를 앓았다. 이처럼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식습관, 금연, 절주 등의 생활 습관 개선과 함께 뇌 건강을 지키는데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그 핵심에는 인지 기능과 기억력 유지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렇다면 나이가 들어가면서도 인지 기능과 기억력 등 뇌기능을 지키는데 좋은 방법에는 어떤 게 있을까. 여러 연구에 따르면 운동을 포함한 신체 활동이 기억력과 뇌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중간 강도 이상의 다소 격렬한 운동은 기억력, 계획 및 조직력을 향상시킨다.

특히 하루에 단 10분만 운동에 투자해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역학 및 지역 사회 건강 저널(Journal of Epidemiology & Community Health)’에 발표된 최근 연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연구팀은 영국인 4500여 명을 대상으로 일주일 동안 허벅지에 활동 측정기를 착용하게 하고 활동량을 추적했다. 연구팀은 신체 활동 수준이 단기 기억력, 문제 해결 능력 및 처리 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연구 결과 적당하고 격렬한 운동과 활동, 심지어는 10분 정도의 운동만 해도 대부분의 시간을 앉거나 자거나 가벼운 활동을 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높은 인지 점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도가 높은 운동에는 일반적으로 달리기, 수영, 자전거 타기, 댄스 등이 있다. 적당한 강도의 운동은 심장 박동을 빠르게 하는 힘차게 걷기와 같은 것들을 포함한다.

연구팀은 특히 이러한 운동을 한 사람들은 더 나은 작업 기억력을 가지고 있으며 계획과 조직 능력과 같은 실행 과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했다. 반면에 보통에서 높은 강도의 운동을 하는 대신 잠을 자거나, 앉거나, 조금만 움직이는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낸 사람들은 인지력이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왜 운동과 뇌기능 사이에 이런 연관성이 있을까.

◇운동을 하면 뇌 건강이 향상되는 이유

위의 연구는 운동과 인지력 향상과의 연관성을 발견한 최초의 연구는 아니다. 실제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신체 활동이 인지 건강을 개선하고 기억력, 정서적 균형 및 문제 해결 능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규칙적인 운동은 또한 인지 기능 저하와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예방 의학(Preventive Medicine)’에 발표된 12만8900여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활동적이지 않은 성인의 인지력 저하 가능성은 활동적인 성인에 비해 거의 두 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에 있는 태평양신경과학연구소의 수석 뇌 건강 코치이자 핏브레인 프로그램의 책임자인 라이언 글랫은 “다양한 수준의 활동은 뇌 혈류와 인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운동을 하는 것은 뇌로 가는 혈류를 자극하고 그 과정에서 사고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럿거스대 의대 스티븐 K. 말린 교수(운동학 및 보건학과)는 “또한 이는 뇌 성장과 골격근과 관련된 다양한 요인들과 관련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말린 교수는 “여러 연구에서 유산소 운동을 잘하는 사람일수록 뇌 조직이 더 조밀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운동은 뇌와 소통하는 호르몬을 분비시켜 신경 세포의 건강과 기능, 즉 정보 전달자 역할을 하는 세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되는 골격근을 활성화한다”며 “이것은 기억과 인지를 돕는 뇌 세포의 성장과 재생을 촉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뇌 건강을 위한 최고의 운동

CDC는 대부분의 성인들이 일주일에 적어도 150분의 중간 강도의 운동을 할 것을 권장하고 있는데 특히 뇌 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해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할 수 있는 운동으로 △댄스 △TV 보면서 스쿼트하기 또는 제자리 걷기 △걷기 △-계단 이용하기 △반려견이 있다면 같이 걷기(한 연구에 따르면 반려견이 있는 사람들은 없는 사람들보다 매일 평균 22분 더 많이 걷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을 꼽았다.

전문가들은 “이런 생활 속 운동에 더해 더 강도가 높은 운동이 실제로 뇌에 가장 좋다”며 “이런 운동은 심장박동 수를 높이는 것들”이라며 △고강도 인터벌 운동(HIIT) △달리기 △조깅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을 꼽았다.

이중 달리기, 조깅, 수영, 자전거 타기에 비해 덜 알려진 고강도 인터벌 운동은 높은 강도와 낮은 강도 운동을 교대로 하는 운동법이다. 숨이 헐떡일 정도의 고강도 운동을 짧게 하고 사이사이에 완전한 휴식이 아닌 저 강도 운동을 징검다리 식으로 배치해 심폐 지구력이나 근력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HIIT와 일반 운동법의 차이점은 이 원리를 적용한 사람은 운동 후에도 여전히 칼로리를 소모한다는 것이다. 전문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 자신에게 맞는 HIIT 운동 계획을 짜는 게 좋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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