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이 죄'... 韓성인 14%, '극단적 선택' 생각
'경제적 어려움 길어질 때'의 비관적 전망, 자살 위험성↑
국내 성인 100명 중 14명은 1번 이상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봤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런 부정적인 생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이요한 교수와 보건대학원 최민재 연구교수 연구팀은 국내의 20세 이상 성인 1만 17명을 8년간 추적 조사해 '자살 생각의 지속성과 사회경제적 요인'에 대해 분석했다.
이 결과, 조사 대상자의 14%는 '8년 동안 1회 이상 자살을 생각한 경험 있었다'고 응답했고 이 중에서도 6%는 지속적으로 자살을 생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부정적 생각은 경제적인 소득 수준과 크게 관련돼 있었다. 특히 △소득이 낮은 수준에 머문 기간이 길어지거나 △소득이 보통 수준으로 감소하는 기간이 길어질 때 △소득이 완만하게 감소하는 기간이 길어질 때 등 3가지 경우였다. 이는 모두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이 길어지며 미래에도 자신의 경제·사회적 상황을 비관적으로 전망하게 된 상태이다.
연구팀은 소득이 낮고 미래 경제적 수준을 부정적으로 생각할 경우, 자살 생각이 없는 집단보다 지속적으로 극단적 선택을 생각할 위험이 9.2배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이요한 교수는 "고도성장 시기 한국 사회는 부에 대한 열망이 높고 부의 대한 기준도 높아진 반면,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불평등은 증가하는 상황이 도래하면서는 본인의 미래 경제적 수준을 부정적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며 "따라서, 우리 사회는 개인이 처한 경제적 어려움을 지원하는 동시에 심리·사회적 지지를 제공하는 방안도 함께 해결해 나갈 때 자살 생각을 약화하고 자살 행동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사회의학 분야의 유명 국제 학술지인 'Social Science & Medicine' 최근호에 게재(https://doi.org/10.1016/j.socscimed.2023.115926)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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