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청소년 마약 범죄, 사형... 공급망 뿌리 뽑겠다"
청소년 마약 공급·유통범도 바로 구속·기소... 단순 투약은 중독치료 먼저
검찰이 청소년 마약 범죄의 뿌리를 뽑겠다며 특단의 조치를 내놨다. 앞서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서 학생들에게 마약 성분이 담긴 음료를 나눠준 일당이 붙잡히며 사회적 충격을 일으킨 데 따른 것이다.
30일 대검찰청은 청소년 대상 마약 사범에 대해 구속기소를 원칙으로 하고 현행법의 가중처벌 조항도 적용해 최고 사형과 무기징역을 구형하겠단 방침을 내놨다.
주대상은 △청소년에 마약을 공급한 사범 △청소년을 마약 유통에 가담시킨 사범 △청소년과 함께 마약을 투약한 사범 등이다. 또한 청소년이더라도 마약 공급망을 구축하거나 의료용 마약을 불법유통하면 바로 구속기소해 엄단하겠다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방침도 포함했다.
다만 마약을 단순 투약한 청소년에 대해선 엄벌 등의 처벌보다는 적극적인 마약 중독치료와 예방교육 등을 전제로 조건부 기소유예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부모와 교사 등 보호자 신분의 주변인이 마약 투약 청소년에게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한다. 마약 종류별로 투약 했을 때의 증상을 적극 교육하고 마약 투약과 중독 신고·상담처를 유관기관과 함께 적극 홍보하겠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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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마약사범, 5년 새 304% 급증... "마약, 피자값 수준"
검찰은 청소년 마약사범이 2017년 119명에서 지난해 481명으로 5년 새 304%나 급증했다고 집계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마약사범 증가율이 30% 수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청소년층에서 10배나 높은 증가율을 보인 셈이다.
이는 국내 마약 공급망이 활성화한 탓으로 추정된다. 다크웹이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검색 몇 번으로 마약 거래와 투약 방법을 배울 수 있고 유통이 활발해지다보니 필로폰 1회분 가격이 피자 한 판 가격인 2~3만 원대까지 낮아진 탓이란 분석이다.
또한 청소년 마약범죄가 급증한 틈을 타 더욱 적극적으로 청소년들이 마약을 접하고 중독으로 이어지게 하려는 마약 관련 범죄자들의 수법 또한 교묘해지고 있다고 검찰은 지적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에 도움이 된다고 속여 수험생들에게 필로폰 성분 음료를 마시게 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청소년이 직접 마약유통 조직에 가담하거나 채팅앱인 텔레그램으로 필로폰, 케타민 등을 판매하다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이외에도 친구의 딸에게 졸피뎀이 든 아이스크림을 먹게 해 성폭행하거나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지배하는 방식의 '그루밍 범죄'에도 마약을 남용한 사례도 있었다.
검찰은 "국가의 미래인 청소년이 마약에 노출되지 않도록 강력한 단속과 엄정한 처벌로 마약공급을 차단함과 동시에 청소년이 마약류 위험성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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