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 피 한 방울로 HIV, B·C형 간염 등 3종 검사

덴마크 연구팀 “건조혈반 검사에서 바이러스 100% 검출”

간단한 방법으로 뽑은 손끝 피 한 방울로 HIV, B형 C형 간염 등 3종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쉽게 알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손가락 끝에서 뽑은 피 한 방울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와 B형간염·C형간염 바이러스 등 3종 바이러스를 100% 검출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덴마크 코펜하겐대 의대 연구팀은 건조혈반(DBS, Dried Blood Spot) 검사법으로 HIV 및 B형·C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된 20개 혈액 검체(총 60개 혈반)를 분석한 결과 모든 혈반에서 바이러스를 검출해냈다고 밝혔다. 이 결과는 코펜하겐에서 15~18일(현지시간) 열리는 유럽 유럽임상미생물학회(ECCMID)에서 발표된다.

손가락 끝을 찔러 뽑은 피 한 방울을 여과지에 묻혀 말린 건조혈반을 이용한 바이러스 검사는 주사 바늘로 정맥 혈액을 뽑아 쓰는 검사나 소변 검사에 비해 더 쉽고 빠르고 편하다. 매년 세계적으로 100만명 이상이 B형·C형 간염으로 숨지고, 약 150만명이 HIV에 감염되고 약 65만명이 HIV와 관련된 원인으로 숨지는 걸로 추산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30년까지 이들 세 가지 바이러스를 박멸하는 걸 글로벌 보건전략 중 하나로 삼았지만 감염 사례를 줄이려면 새로운 검사 방법이 필요하다.

정맥에서 혈액 검체를 채취하는 방법이 적합하지 않거나 검체의 배송 및 냉장 보관이 어려운 국가, 교도소, 마약재활센터, 노숙인 쉼터 등에서 건조혈반 검사의 쓰임새가 커질 수 있다.  운동 선수들의 마약 검사인 도핑테스트에도 이 검사를 활용할 수 있다.

연구팀에 의하면 공중보건 실험실에서 널리 쓰는 검사 장비(Hologic Panther System)를 활용하면 전사 매개 증폭기술로 혈액 반점을 검사, 세 가지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을 분석할 수 있다. 연구팀은 건조혈반 검체가 아닌 혈장 또는 혈청의 액체 검체를 분석하게 설계했다. 혈장을 묽게 해도 바이러스를 충분히 검출할 수 있는 걸로 확인됐다.

연구팀의 스티븐 닐슨-묄러 교수(병원임상미생물학)는 “기존 병원 장비를 이용한 손끝 채혈 분석으로 세 가지 주요 바이러스의 감염 여부를 모두 검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혈액 검체는 실온에 보관할 경우 6시간 이내에 분석해야 하지만 마른 핏자국은 냉장 보관하지 않아도 9개월 동안 분석할 수 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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