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약한 입 냄새, 구강유산균 도움 될까

[노윤정 약사의 건강교실]

구강유산균이 진짜 구취 관리에 도움을 줄까?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구강유산균. 입 건강에 도움을 주는 프로바이오틱스를 말한다. 아직 국내에서 건강기능식품으로 허가되지 않았지만, 국내외에서 인체적용시험 결과를 근거로 판매 중이다. 구강유산균은 주로 구취 때문에 고민인 분들이 많이 찾는다. 특히 아침에 일어났을 때 고약한 입 냄새 때문에 괴로운 사람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봤을 법하다.  구강유산균이 진짜 구취 관리에 도움을 줄까?

유해균과 유익균이 함께 살아가는 구강

우리의 몸에는 다양한 미생물이 함께 살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은 미생물이 사는 곳으로 주목받은 게 장이라면, 면적은 좁지만 촘촘하게 균이 모여 사는 곳으로 주목받는 게 바로 입 안(구강) 이다.

입 안의 유해균은 치주질환을 일으킨다. 이 질환으로 늘어난 염증 물질이 심장질환 및 암 등 만성질환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것이 밝혀지자 구강 미생물 연구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금까지 구강 건강 관리는 치약, 구강청결제 등을 사용해 입 안 구석구석 유해균을 없애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래도 각종 구강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장의 유익균과 같은 개념으로 연구자들이 주목한 게 바로 입 속의 유익균이다.

입속의 유익균을 증가시켜 유해균을 억제하는 ‘구강유산균’

구강유산균의 작동원리는 크게 세 가지로 설명된다. 첫 번째로 구강 안에 붙어서 유해균보다 자리를 선점해 유해균이 자리 잡지 못하도록 한다. 두 번째로, 바이오필름(Biofilm)을 형성해 유해균의 부착을 억제한다. 바이오필름은 세균들이 자기 생식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군집을 형성하고 응집해 생체 표면에 형성하는 막이다. 세포 시험에서 바이오필름을 형성한 구강세균(유해균)에 구강유산균을 투입했을 때, 구강세균의 바이오필름 형성이 억제되며 유해균이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세 번째로 구강 내 증가한 유익균이 박테리오신, 유기산, 지방산, H202 등의 항균 물질을 생성하여 유해균 성장을 방해한다.

모든 구강 유래의 균이 이런 작용을 하는 것은 아니다. 구강유산균도 일반 프로바이오틱스처럼 균주명에 따라 부착성 및 유해균 억제 능력이 다르다. 세포 및 동물시험에서 긍정적 결과가 나와도 사람이 사용했을 때 도움이 될지는 인체적용시험을 거쳐야 한다. 구강유산균은 아직 일반식품으로 명확한 기능성 평가 기준이 없다.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되는 구강유산균도 기능성 내용을 보면 장 건강 관련 내용만 표시된다.  인체적용시험이 아닌 원료의 특허정보로 과대 광고하는 사례가 많아 세부적인 내용을 더 꼼꼼히 살피고 활용해야 한다.

구내염, 구취는 활용 가능, 그러나 충치 및 치주질환은 전문적 관찰 필요

구강유산균의 인체적용시험이 다수 진행된 것은 주로 구내염과 구취다. 구취는 구강유산균 섭취 후 며칠 이내에 효과 여부를 판단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구강유산균 섭취 후 일주일 내외로 큰 변화가 없다면 원인을 다시 찾아야 한다.

많은 연구가 하얗고 작은 궤양이 생기는 재발성 아프타성 구내염보다 구강 내 곰팡이균 증식과 연관된 칸디다성 구내염의 관리를 목적으로 했다. 칸디다성 구내염은 감염질환이나 장기적 항생제 치료 등으로 몸의 저항력이 약해지거나 구강 건조증이나 잘못된 의치 사용 등으로 구강 내 정상적으로 살던 칸디다균이 증식해 발생한다. 치료하려면 반드시 항진균제가 필요하지만, 보조 요법으로 구강유산균을 함께 활용하면 치료 기간을 줄이거나 구강 미생물 생태계 회복에 도움 된다는 소규모 연구가 있다.

구강유산균은 입 안 유익균의 정착률을 높이기 위해 저녁에 양치 후 섭취하는 것을 권한다. 구내염은 재발 방지 또는 치료 기간 단축이 목적이므로 최소 보름~한 달 정도는 섭취해야 도움이 되는지 판단할 수 있다.

구강 내 유해균 감소는 잇몸출혈 감소에도 도움을 준다. 잇몸출혈은 잇몸의 염증 또는 임플란트 주위 점막염 등 각종 질환을 알리는 신호다. 치과 치료를 하면서 섭취할 수는 있으나 치료를 목적으로 구강유산균만 먹는 것을 권하지는 않는다.

충치 또한 구강유산균 연구에서 주목하는 분야다.  충치는 워낙 다양한 요소가 작용하고 구취나 구내염처럼 일반인이 효과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다. 충치나 치주질환 관리 목적이라면 반드시 전문적 치료와 병행하며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노윤정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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