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에 병원도 비상…정전·단수·침수 대비해야
길어지는 정전 시간 대비, 콘센트 분리 및 분전함 관리 필요
태풍 11호 '힌남노'가 북상하면서 전국적인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몸이 불편한 환자들이 있는 병원은 특히 비상이다. 태풍의 영향으로 침수 피해를 입거나 블랙아웃(전력 공급 중단)으로 인한 운영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여름은 이미 많은 비가 지속적으로 쏟아진 상태여서 지반이 약해진 곳들이 있다. 힌남노가 여기에 더해 더 큰 피해를 일으킬 우려가 있어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혈액투석 환자들은 생명 유지를 위해 주 3회씩 투석을 목적으로 병원 인공신장실을 찾는다. 태풍이 지나는 동안에도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이 있는 만큼, 대한신장학회는 투석 환자들이 태풍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학회 병원들에 '인공신장실용 태풍/수해, 정전, 단수 대응 매뉴얼'을 5일 배포했다.
허리케인이 자주 발생하는 미국과 태풍 발생이 잦은 일본 등은 행정기관과 의료기관이 협력해 위험요소를 최소화하는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대부분의 의료기관이 매뉴얼 숙지와 훈련을 시행하고 있지만 각 시설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방법은 부족한 상황이다. 학회는 "인공신장실과 같은 특수한 의료시설에 대한 대응 요령은 좀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학회는 이번 대응 매뉴얼에 인공신장실에서 중요한 설비인 '정수실' 침수나 정전, 단수 발생 시 시행해야 할 대응 방법을 담았다. 블랙아웃 같은 정전과 단수는 인공신장실 운영에 치명적이다. 환자들이 이용하는 투석기에는 '백업 배터리'가 설치돼 있어 갑작스러운 정전에 대비할 수 있지만, 정전시간이 길어지는 상황 등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하다. 학회는 콘센트 분리와 분전함(모선, 조명, 온도 전력 회로 제어용 스위치가 있는 패널들을 모은 함) 관리를 통해 순차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학회 재난대응위원회 이영기 이사(한림대 의대)는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재난에 대한 일상적인 대비가 필요하다. '사후 약방문' 같은 일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며 "재난에는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