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췌장, 제1형 당뇨병 10대 환자 두뇌 발달 도와”

전통적 인슐린 공급법보다 정상적 뇌구조 변화와 IQ점수 향상 보여

매일 손가락을 바늘로 찔러 혈당을 체크해 적절한 양의 인슐린을 주사하는 게 전통적 방식이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1형 당뇨병을 앓는 청소년들이 혈당조절을 잘 하면 두뇌발달이 좋아진다는 임상 실험 결과가 발표됐다.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된 미국 스탠퍼드대 앨런 라이스 교수(정신의학)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미국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십대들이 종종 ‘인공 췌장 시스템’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기술로 치료를 받으면 전통적인 당뇨병 치료에 비해 고혈당 증상을 더 잘 피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이는 결국 뇌 구조와 IQ 테스트 점수의 향상으로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이 연구 결과가 제1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의 혈당 조절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자금을 지원한 청소년당뇨병연구재단(JDRF)의 산조이 두타 연구부회장은 “제1형 당뇨병이 아이들의 뇌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이를 예방하거나 심지어 역전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연구”라고 밝혔다.

당뇨병 제1형은 일반적으로 성인기에 발병하며 비만과 관련된 제2형에 비하면 환자 수가 적다. 제1형은 주로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을 생산하는 췌장세포에 대한 잘못된 면역체계 공격으로 인해 발생한다. 제1형 환자는 인슐린을 체내에서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인위적인 공급이 필요하다.

전통적 방법은 혈당 수치를 측정하기 위해 매일 손가락을 바늘로 찔러 혈당을 체크하는 핑거 스틱을 한 다음 적절한 양의 인슐린을 주사하는 것이다. 기술적 진보로 주사 대신에 피부 바로 아래에 있는 작은 튜브로 인슐린을 제공하는 펌프를 장착할 수 있게 됐다. 또 핑거 스틱을 대신해 피부 밑에 설치한 센서로 24시간 혈당을 모니터링하는 연속혈당측정기도 개발됐다.

인공 췌장은 ‘하이브리드 폐쇄 루프 시스템’으로도 불린다. 인슐린 펌프와 연속혈당측정기를 하나의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연결한 것이다. 컴퓨터 알고리즘이 모니터의 포도당 수치를 분석한 다음 그에 따라 펌프의 인슐린 용량을 조정해준다.

연구진은 8세 이전 제1형 당뇨 진단을 받은 14~17세 42명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무작위로 선정해 절반은 인공 췌장 시스템으로 혈당조정을 받게 하고 나머지는 인슐린 펌프나 주사, 그리고 연속혈당측정기 같은 전통적인 치료법을 사용케 했다

연구진은 6개월의 임상시험 기간 인공 췌장을 사용하는 청소년이 혈당을 더 잘 조절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촬영한 결과 인공 췌장으로 혈당조정을 한 그룹이 전형적인 10대의 두뇌 구조 변화에 가까운 변화를 보여준다는 것을 발견했다. 인공 췌장 그룹은 사고의 유연성을 측정하는 IQ 테스트의 ‘지각 추론’에서도 점수 향상을 보였다.

연구책임자인 라이스 교수는 중요한 것은 방법에 상관없이 혈당 수치 억제에 있다고 밝혔다. 기존 치료법 적용 그룹에서 혈당 수치를 더 잘 제어한 10대들 역시 뇌 구조와 IQ에서 비슷한 향상을 보였다.

라이스 교수는 “하이브리드 폐쇄 루프 그룹의 혈당조절 효과가 더 뛰어났다”며 “뇌 영상과 시험 점수의 변화가 비교적 짧은 기간에 걸쳐 두드러진 상승을 보였다”고 말했다. 또 인공 췌장을 이용하면 아이들 뇌를 치명적인 고혈당에서 보호할 수 있는 부수 효과도 기대할 수 있으며, 엄격하게 혈당조절이 이뤄지면 신장, 심장, 눈 등 다양한 장기의 손상을 예방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공 췌장은 2살 정도의 어린이부터 이용할 수 있지만 비용문제가 있다. 처음 장비를 몸에 설치하는데 많은 돈이 들고, 인슐린 펌프와 연속혈당측정기를 교체하는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또 아이들이 자신들 몸에 2개의 이물질을 착용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보일 수 있다.

해당 논문은 다음 사이트(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2-32289-x)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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