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폐쇄성폐질환 예방-증상완화 영양소는?
[전의혁의 비타민D이야기] 비타민D와 COPD
지구촌 고령화에 따라 2020년 세계 3대 사망 원인 중 하나였으며 2050년엔 1위를 예상하는 질환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이다. 국내 45세 이상 5명 중 1명, 65세 이상 노인 3명 중 1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폐에 비정상적인 염증 반응이 일어나 기도가 좁아지고 폐가 파괴되는 질환이다. 담배를 피우거나 직업적 유해가스 노출, 실내외 공기 오염, 폐 감염 등에 의해 기관지와 폐 실질에 만성 염증이 발생해 생기는 병이다.
만성 염증으로 기관지가 좁아지고 폐 실질이 파괴되면 폐기종이 생기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기도가 좁아져 숨을 쉴 때 공기의 이동이 잘 이뤄지지 않게 돼 숨이 차게 된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이렇게 숨이 들어오기도 힘들어지고, 호흡곤란이 악화돼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되는 무서운 병이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완치가 불가능하므로 이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예방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금연이며 그 다음으로는 운동으로 폐 기능을 향성시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혈중 비타민D 수치를 건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예방법이다.
영국의 퀸메리 대학 의대 연구진은 2019년 1월 비타민D가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예방하는 가장 비용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연구결과를 호흡기 중환자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비엠제이 소랙스(BMJ Thorax)》에 발표했다.
2014년 12월에는 같은 대학 연구팀이 비타민D를 복용하면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악화로 인한 입원율을 40% 이상 감소시킬 수 있음을 의학전문지 《랜싯 호흡기의학(The Lancet Respiratory Medicine)》에 발표하기도 했다. 이 연구는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 24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한 그룹에게는 1년 동안 비타민D를 2개월 마다 한 번씩 120,000IU를 먹게 하고, 다른 한 그룹에게는 위약(Placebo)을 먹게 하면서 만성폐쇄성폐질환 증상이 악화돼 입원하게 되는 경우를 관찰하고 비타민D 투여군과 위약 투여군의 입원율을 비교 분석한 결과이다.
지난해 5월 미국 하버드대 브리검여성병원을 포함한 협동 의료팀은 흡연자가 비타민D가 결핍되면 호흡기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BMS 폐의학(BMC Pulmonary Medicine)》에 발표했다. 비타민D가 결핍되면 만성폐쇄성폐질환이 더 젊은 나이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삶의 질 저하, 호흡곤란 증가, 운동 내성 감소, 심각한 악화 빈도 증가와 관련이 있으며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 기관지 벽 두께도 증가한다는 것이다.
2019년 7월에는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연구진이 국내 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 611명을 1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비타민D가 부족할 수록 만성 폐쇄성 폐질환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한국의학회지(Journal of Korean Medicine Science)》에 발표했다. 1년 동안 추적 관찰했더니 비타민D 수치가 낮은 군은 1년만에 중증 악화 발생률이 0.23건에서 0.41건으로 2배 가까이 올라가는 경향도 발견했다. 비타민D가 부족한 것만으로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의 폐기능이 상당히 떨어지고 합병증 발생도 의미 있게 높아지며 중증 환자로 악화될 확률도 2배 이상 높아진다는 의미가 된다.
흡연자들에게 치명적인 만성폐쇄성폐질환은 금연이 예방의 첫걸음이지만 담배를 끊기 어렵다면 비타민D라도 충분한 수치를 유지해야할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남성의 평균 비타민D 수치는 16.7ng/ml이다. 정상 수치인 30~100ng/ml에 훨씬 못 미치는 결핍 수준이다.
기본적인 건강 수치인 40~60ng/ml를 유지하려면 일단 3~4개월 동안 최소 일일 4,000IU를 섭취한 뒤 비타민D 혈중농도(수치) 검사를 해보고 그 결과에 맞춰 섭취량을 조절하면 된다. 그리고 적어도 1년에 한번씩은 비타민D 검사를 받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