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길 ‘꽈당’ 했을 때 어떡하나
통증 지속되면 의사 찾는 것이 현명
온 세상을 하얗게 뒤덮은 103년만의 기록적인 폭설로 여기저기 낙상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제설용 염화칼슘에 녹은 물이 밤새 얼면서 대부분의 길은 빙판길로 변했다.
미끄러운 길에서 넘어지면 주로 손목과 무릎, 엉덩이, 허리 등을 다치게 된다.
가벼운 근육통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심하면 골절이나
인대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주의해서 걷는다고 하지만 갑자기 넘어지면 반사적으로
손으로 땅을 짚거나 발목이 순간적으로 꺾이게 된다. 뒤로 넘어지면 엉덩이나 척추,
목 등을 다치게 된다. 특히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다가 엉덩방아를 찧으면 하중이
허리로 쏠리게 돼 중추 신경 손상으로 마비 증상까지도 불러 올 수 있다.
젊은 사람이 빙판길에서 미끄러지면 그 순간은 창피하다는 생각이 앞선다. 그러나,
남의 이목 생각하다 정작 자신에게 어떤 상황인지 잘 깨닫지 못할 수 있다. 창피하다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벌떡 일어나는 것은 오히려 몸에 무리가 된다. 젊건 나이 들었건
통증이 잦아들 때까지 잠시 기다리며 자신의 상태를 가늠해보는 것이 좋다.
넘어져 땅에 부딪친 부분을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참을 수 없을 통증이 있다면
뼈가 부러졌을 수 있다. 단순히 ‘삐끗’한 것과는 차원이 다른 통증이기 때문이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김현우 교수는 “뼈가 부러지면 뼈 속의 혈액이
바깥으로 고이면서 심하게 붓게 된다”며 “엉덩이나 발의 뼈가 부러지면 혼자 걷지
못할 정도의 통증이 곧바로 생긴다”고 설명했다.
낙상으로 뼈가 부러지든 관절이 삐든 심하게 다쳤을 때는 다친 부위를 함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 필수적인 대처법이다. 팔이나 손목을 다쳤을 때는 손수건이나
머플러로 감싸 움직이지 않게 해야 한다. 붓기가 심하면 다친 위치를 심장보다 높게
만들고 근처 병원에 신속하게 가는 것이 순서다. 집이 가깝다면 응급 처방으로 냉찜질을
하는 것이 붓기를 빼는 데 도움이 된다.
강서나누리병원 김영호 원장은 “근육통에 그친 낙상 사고는 하루 5~6회 5분 정도씩
냉찜질을 해 붓기가 빠지면 온찜질로 바꾼다”면서 “2주 정도 온찜질로 가벼운 근육통은
자가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통증이 지속되면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 말고 병원에 가야 한다. 특히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생긴 척추 압박 골절은 누워서 안정하면 통증이 가라앉기 때문에 방치되기
쉽다. 인천나누리병원 이동걸 원장은 “척추 압박 골절을 그냥 두면 척추의 변형까지
생길 수 있다”며 “일단 심하게 넘어지면 통증이 있건 없건 병원에서 X레이라도
찍어 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