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 항우울제, 태아 심장결함 위험↑
여러 우울증 약 복용할수록 위험 늘어
우울증은 임신한 여성의 20%가 겪을 만큼 흔한 질병이지만 임신 초기에 항우울제를
복용하면 심장중격결손 아이를 출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중격은 심장의 가운데 있는 막으로 이 중격을 기준으로 심장의 좌우가 나뉘게
된다. 중격 결손은 이 중격에 이상이 생겨 막이 완전하게 형성되지 않거나 구멍이
뚫리는 병으로 중격 결손이 있으면 심장의 좌우 피가 섞이게 된다.
덴마크 아루스대 산부인과 라르스 헤닝 페데르센 박사팀이 1996~2003년에 태어난
신생아 40만 명을 대상으로 임신 초기 ‘세로토닌 선택적 재흡수 억제제(SSRI)’
복용과 선천성 기형의 관계를 조사했더니 항우울제를 복용한 임산부의 아이에서 심장
중격 결손이 많이 발생했다.
또 항우울제를 복용하지 않은 산모에서 태어난 아이 중 중격 결손이 있는 아이는
2315명으로 전체의 0.5%에 해당했다. 한 종류의 SSRI를 복용한 산모에서 태어난 아이는
0.9%인 12명이, 여러 SSRI를 함께 복용한 산모에서 태어난 아이는 2.1%인 4명이 중격
결손이 있었다.
연구팀은 신생아 246명 당 한 명 꼴로 중격 결손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페데르센 박사는 “전체적인 위험은 매우 낮다”면서 “약을 끊기 전 의사와 반드시
상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페데르센 박사는 “SSRI가 태아의 심장 결손과 관련이 있더라도 특별한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고 자연적으로 치유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우울증은 뇌의 신경전달물질 분비와 흡수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데 특히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부족하면 우울증이 쉽게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SRI는 세로토닌이
신경세포로 재흡수되는 것을 막아 세포와 세포 사이에 더 오래 머무르도록 하는 약이다.
200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임산부가 임신 중에 SSRI 중 하나인 파록세틴을
먹으면 선천적 기형아를 낳을 위험이 높아 진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학저널(British Medical Journal) 최신호에 실렸고 영국
방송 BBC, 일간지 텔레그래프 등이 온라인판에서 24일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