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 스트레스 주면 일 더 잘한다
오랫동안 스트레스 주면 능률 뚝 떨어져
‘가끔 큰 소리를 내지 않으면 회사가 안 돌아간다’고 말하는 사장들이 있다.
쥐 실험을 통해 이렇게 일부러 혼을 내는 게 작업 능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버팔로대학 생물물리학과의 젠 얀 교수 팀은 급성 스트레스가 기억력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쥐 실험을 했다. 실험용 쥐들은 이틀 동안 미로에서 길 찾기
훈련을 받았다. 어느 정도 길 찾기에 익숙해진 시점에서 연구진은 쥐 절반만 수조에
넣어 20분 동안 강제로 헤엄을 치도록 했다. 아무 이유 없이 절반만 벌을 받은 꼴이었다.
그리고 쥐들을 다시 미로에 넣었더니 ‘헤엄 벌’을 받은 쥐들은 길 찾기 실수가
벌을 받지 않은 쥐들보다 훨씬 적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효과가 스트레스 호르몬이 뇌의 글루타민산염 수용체를 통해
전두엽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다른 실험을 통해 이 가설을 입증했다.
‘헤엄 벌’을 받은 쥐를 다시 두 그룹으로 나눠 한 쪽은 글루타민산염 수용체를
차단하는 약물을 주사하고 나머지는 소금물을 주사했다. 그리고 다시 미로에 넣자
소금물 주사를 맞은 쥐들의 성적이 더 좋았다.
얀 교수는 “짧은 스트레스를 주면 스트레스 호르몬의 영향으로 뇌 전두엽이 활발해지면서
작업 능률이 향상된다”며 “그러나 수컷 쥐에게 오랫동안 스트레스를 줬더니 글루타민산염
수용체가 방해를 받으면서 작업 능률이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암컷 쥐는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의 작용으로 만성적인 스트레스 상황에서 보다
잘 견디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얀 교수는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온라인판에 20일 게재됐으며, 미국 과학 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등이 23일 보도했다.